'사상자 15명' 대만 흉기난동범 부모, 무릎 꿇었다…"아들이 끔찍한 일 저질러"

입력 2025-12-24 1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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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통로에 연막탄 터뜨리고 시민 무차별 공격
아들은 범행 직후 스스로 숨져

대만 타이베이 흉기 난동 사건의 용의자 부모가 23일(현지시간) 타이베이시 법의검시부검센터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대만 타이베이 흉기 난동 사건의 용의자 부모가 23일(현지시간) 타이베이시 법의검시부검센터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15명의 사상자를 낸 대만 타이베이 흉기난동 사건의 용의자 부모가 무릎을 꿇고 아들의 범행에 대해 사죄했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흉기난동 용의자 장원(27)의 부모는 이날 타이베이 법의학부검센터 앞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모자와 마스크를 쓴 차림의 두 사람은 나란히 무릎을 꿇고, 허리를 굽히며 연신 사과했다.

장원의 아버지는 "아들이 저지른 끔찍한 사건과 심각한 피해, 피해 가족에게 끼친 상처와 고통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난 뒤에도 재차 고개를 숙이며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며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원 부모의 사과는 현지 방송사 카메라를 통해 생중계됐다.

다만 이들은 아들이 자신들이 준 돈으로 흉기를 구입했을 가능성이 있는지,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의사가 있는지 등 취재진의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장원은 지난 19일 타이베이 중앙역 지하 통로와 쇼핑가에서 연막탄을 터뜨리고,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인근의 시민을 무차별 공격했다. 이로 인해 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장원은 범행 직후 경찰에 쫓기다 건물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

이후 조사에서 장원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수배중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장원은 대학 졸업 후 공군에 자원입대했지만, 지난 2022년 음주운전으로 불명예 제대했다. 이후 의무 병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방 검찰청의 수배를 받았다.

장원은 범행 당시 무직 상태였지만 부모와 함께 살지는 않았다. 다만 회계사인 어머니가 보내주는 생활비를 받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장원은 지난 1월 타이베이역 인근 아파트를 임대한 뒤 범행 장소를 사전 답사했다. 장원 소유의 아이패드에서는 '무차별 살인'을 검색한 기록이 나왔다.

현지 경찰은 "장원이 단독으로 고의적인 범행을 저질렀으며 정확한 동기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