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방문 외국인 지출 559억원, 1년 새 13% 증가
레저·뷰티 분야 고성장… 대형 쇼핑몰 성장은 둔화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 문화가 깃든 일상용품에 대한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식 정서를 엿볼 수 있는 소품과 뷰티·건강 용품, 패션 제품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새로운 성장 축으로 떠오른 추세다. 이와 함께 고가품 한두 개보다 중저가 상품을 여러 개 구매하는 방향으로 관광객 소비 형태가 변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3분기(1~9월) 외국인 관광객이 대구에서 지출한 금액은 모두 559억8천323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64억6천235만원) 증가한 수준이다.
주요 업종별로 보면 기념품점과 사진관, 생활용품점 등을 포함하는 기타관광쇼핑 지출액이 89억5천381만원으로 전년 대비 15.9% 늘었으며, 레저용품(34.8%)과 뷰티(32.5%) 분야에서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대형 쇼핑몰에서 지출한 금액은 97억8천346만원으로 6.3% 늘어 성장세가 비교적 둔화한 추세로 나타났다.
중구 동성로에서 만난 한 상인은 "올해 외국인 방문객이 늘어난 게 체감된다. 한류 열풍과 동성로 행사 확대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공실 상태던 점포들도 관광객 수요가 높은 창고형 화장품 매장이나 가챠숍(장난감 뽑기방) 등으로 하나둘 채워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관광공사는 한국 문화를 체험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관광객 쇼핑 풍경 또한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 1~9월 외국인 관광객 소비는 소품(58.1%), 뷰티·건강(40.4%), 패션(23.4%)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뷰티·건강 분야가 고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기념·선물 용도로 구매하기 좋은 소품·액세서리 수요가 부쩍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레저용품·운동복의 경우 여행 중 운동이나 액티비티를 즐기는 관광객을 중심으로 소비가 확대됐다.
쇼핑 품목의 평균 단가가 낮아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1건당 지출액은 지난 2019년보다 20% 감소했고, 구매 횟수는 124% 급증했다. 명품이나 고가품 중심이던 쇼핑 영역이 실용적 제품으로 전환되면서 중저가 상품을 여러 개 구매하는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김성은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실장은 "방한 외국인 소비가 일상 활용성과 개인 취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된 것은 관광소비 구조에 중요한 변화"라며 "흐름 변화를 고려해 민간 협업을 통한 결제편의 확대, 사후 면세 등 쇼핑관광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