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도 못버텼다…'이자 부담'에 아파트·상가 줄줄이 '경매행'

입력 2025-12-22 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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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종로 대로변의 임대 문구가 붙은 상가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상가 거래량은 1만36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거래량(2만608건)과 비교해 49.7% 감소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종로 대로변의 임대 문구가 붙은 상가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상가 거래량은 1만36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거래량(2만608건)과 비교해 49.7% 감소했다. 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합건물의 임의경매가 급증하면서, 고금리 여파와 경기 침체 속에 대출 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한 차주들의 '금융 한계'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수도권에서 임의경매개시결정 등기가 신청된 집합건물은 총 1만1천11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8천572건보다 약 30% 증가한 수치다. 이는 2016년(1만1천753건)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1만건을 돌파한 것이다. 실제로 수도권 집합건물의 임의경매는 2022년 4천405건, 2023년 5천625건 등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들어 9천570건으로 증가했다.

임의경매는 금융기관이 대출금 회수를 위해 담보 부동산에 대해 집행하는 절차로, 통상 차주가 3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할 경우 개시된다. 신청 건수가 늘어난 것은 차주의 상환 능력이 약화됐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연예인 등 유명인도 예외는 아니다. 가수 겸 배우 임창정이 100% 지분을 보유한 법인 '라이크잇' 명의의 경기 파주시 문발동 건물이 최근 임의경매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물은 임창정이 2019년 설립한 예스아이엠엔터테인먼트의 전 사옥으로, 운영이 중단되면서 상환 부담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IBK기업은행이 지난 7월 임의경매를 신청했으며, 청구 금액은 약 36억 원에 달한다.

임의경매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금리 전환기 도래'가 지목된다. 2020년 초저금리 시기에 연 2%대 고정금리로 취급된 혼합형 주택담보대출들이 올해부터 5년 고정금리 기간 종료 후 변동금리(연 4~5%)로 전환되면서, 상환 부담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자 부담이 배로 늘자 주택과 상가를 매입했던 차주들이 한계 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경기 악화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경영난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 중 취약차주는 올해 2분기 기준 43만7천명, 전체의 14%를 넘어섰다.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들이 매출 감소와 이자 부담을 동시에 겪으면서 연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거래 절벽 역시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11월 거래 신고 건수는 3천124건으로 10월(8천772건) 대비 64.4% 감소했다. 전국 상가 거래량 역시 지난해 1분기 1만2천100건에서 올해 2분기 5천6건으로 급감,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을 처분해 상환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마저 쉽지 않은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경제에 "저금리기 과도한 대출로 부동산을 사들인 영끌족들이 매매 시장에서 퇴로를 찾지 못한 채 경매로 내몰리고 있다"며 "특히 가격이 반등한 서울 핵심지와 달리, 경기 파주·평택 등 거래가 더딘데다 가격 회복도 막힌 수도권 외곽이나 비선호 지역에서는 임의경매 물건이 계속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