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문화예술의전당, "'우리 모두를 위한 문화 접근권' 실현했다"

입력 2025-12-22 16: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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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무장애 접근성 활성화 제작·유통'
자막·음성해설·촉각 전시·수어 통역 등 재설계
'라 트라비아타', 7개시·군 장애인 419명 관람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이 추진해온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이 추진해온 '무장애 접근성 활성화 제작, 유통을 위한 사업이 '우리 모두를 위한 문화 접근권'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사진은 라 트라비아타 공연 과정에서 자막과 수어 통역이 이뤄지는 모습. 안동시 제공

문화예술은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다. 그러나 공연장은 여전히 많은 시민에게 보이지 않는 '문턱'이 존재해 왔다.

청각·시각 장애 관객에게는 정보 접근의 어려움이, 휠체어 이용자에게는 이동 동선과 좌석 운영의 제약이, 고령자와 돌봄 동반 관객에게는 안내 체계의 부족이 공연 관람의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이하 전당)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2022년부터 공공문화시설의 역할은 선택이 아닌 책임이라는 인식 아래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예술을 누릴 수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문화 접근권' 실현을 목표로 무장애 접근성 활성화 공연 제작 사업을 본격 추진해 왔다.

전당은 무장애 요소를 단순한 편의 제공이나 일부 회차에 한정된 서비스로 다루지 않고, 기획·제작 단계부터 접근성을 공연의 필수 설계 조건으로 반영하는 '처음부터 모두를 위한 공연'이라는 원칙을 세워 왔다.

이를 위해 직원 및 공연 제작 인력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식 개선 교육을 출발점으로 삼아, 무장애 접근성을 공연 운영 전 과정에 체계적으로 적용했다.

공연 제작 단계부터 ▷자막(한글 자막·무대 자막) ▷음성해설 및 FM 송수신기 지원 ▷손끝으로 무대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무대세트 미니어처 및 의상 촉각 전시 ▷공연 이해를 돕는 수어 및 음성해설 사전 안내 영상 제작 ▷수어 통역 안내 인력 운영 ▷장애인 관람객을 고려한 동선 및 좌석 운영 등 접근성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구축했다.

이러한 노력은 장애인을 위한 일회성 배려를 넘어, 접근성을 '부가 요소'가 아닌 공연 기획의 핵심 기준으로 설정하고 관객 경험 전 과정을 재 설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같은 기획 기준은 구체적인 제작 성과로 이어졌다.

전당은 음악극 오 헨리 크리스마스 선물, 오페라 라 보엠, 코믹 오페라 버섯개떡, 연극 하늘·바람·바다, 유니버설발레단과 공동 제작한 해설이 있는 발레 갈라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무장애 접근성 공연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왔다.

특히 전당은 제작에 그치지 않고 재 제작을 통한 타 지역 유통으로 무장애 공연의 공공적 가치를 확장해 왔다.

2024년 8월에는 연극 '하늘·바람·바다'를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대구 달서아트센터와 포항시 대잠홀에서 순회 공연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오페라 라 보엠'을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선보였다. 이어 2025년에는 '코믹오페라 버섯 개떡'을 포항시 대잠홀과 영덕군 예주문화예술회관으로 유통하며, 무장애 공연의 지역 확산모델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당은 무장애 공연을 '제작–재 제작–유통'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로 정착시켰으며, 현재 대구·경북권 무장애 공연 활성화를 이끄는 거점 문예회관으로 자리매김시키고 있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이 추진해온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이 추진해온 '무장애 접근성 활성화 제작, 유통을 위한 사업이 '우리 모두를 위한 문화 접근권'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사진은 버섯개떡 공연에서 자막으로 보여주는 모습. 안동시 제공

특히, 12월 19일부터 20일까지 웅부홀에서 개최된 안동문화예술의전당 무장애 활성화 제작 공연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서 더욱 분명히 확인됐다.

이 공연에는 안동을 비롯해 청송·상주·영주·영천·문경·칠곡 등 대구·경북 7개 시·군에 거주하는 장애인 관람객 419명이 전당을 직접 방문했다.

이는 무장애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타지역 관객이 안동을 찾은 사례로, 전당이 단순한 지역 공연장을 넘어 대구·경북권 무장애 공연 관람의 거점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장애인 관람객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로부터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한 비장애인 60세 관람객은 "오페라는 비장애인에게도 이해하기 어려운 장르인데, 촉각 전시, 자막과 음성 해설 등 다양한 접근성 서비스 덕분에 작품의 흐름과 내용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무장애 접근성이 특정 관객을 위한 배려를 넘어, 모든 관객의 관람 경험을 확장하는 요소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이 무장애 공연을 운영하는 공간을 넘어, 접근성 기획 기준을 현장에 정착시키고 제작과 운영 프로세스를 표준화하며 재 제작·유통을 통해 지역 확산 구조를 구축해 온 결과로 평가된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당은 무장애 접근성 제작 공연을 통해 더 많은 시민이 예술을 함께 누리는 도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안동에서 시작된 무장애 공연의 표준이 대구·경북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054-840-3600)로 문의하거나 안동문화예술의전당 누리집(http://www.andong.go.kr/arts)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