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12월 전국 지역신용보증재단 가운데 네 번째로 출범한 대구신용보증재단이 창립 30주년을 1년 앞두고 지역 소상공인과 함께할 미래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다듬고 있다.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대구신보는 위기 국면마다 자금줄이 막힌 소상공인의 '최후 보루'로 기능하며 지역경제 안전망 역할을 수행해 왔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대구 전체 사업체 세 곳 중 두 곳에 해당하는 21만여 개 업체에 총 19조6천억 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했다.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경기 급락기마다 연쇄 도산을 막고 고용과 상권을 지탱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지역 금융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대구신보의 행보는 더욱 공격적이다. 물가·환율 상승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며 소상공인 자금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자, 지난해부터 보증 공급 확대 기조로 전환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2조2천800억 원을 공급했고, 2025년 현재까지도 2조6천억 원 이상의 보증을 집행했다. 특히 40여 개의 신규 보증상품을 선보이며 정책자금 접근성을 높이고 업종·상황별 맞춤 지원을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보증 확대의 기반이 되는 기본재산 확충도 병행했다. 2025년 대구신보는 정부와 대구시, 금융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인 900억 원대 출연금을 확보했다. 기본재산은 보증 공급 규모를 좌우하는 핵심 재원으로, 이번 확충을 통해 향후 경기 변동성에도 보다 안정적인 금융 지원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대구경제는 전통산업 쇠퇴와 신성장동력 부재,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구신보는 단기 유동성 지원을 넘어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재단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10조 원 규모의 보증 공급 계획을 제시했다. 전통시장과 고용창출 우수기업, 다자녀 기업을 우선 지원하는 동시에 ABB, 헬스케어, UAM 등 유망 신산업과 안광학·패션주얼리 같은 지역 특화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비용 부담 완화도 핵심 과제다. 저신용자에 대해서는 보증료율을 0.2%포인트 감면하고,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중·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전환자금 규모를 확대한다. 동시에 디지털 보증 인프라를 고도화해 비대면 이용을 늘리고, 창구 혼잡 완화 이후에는 전문 상담과 취약계층 금융 사각지대 해소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영업 조직도 재편 중이다. 지난 6월 남구 지역 소상공인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남지점을 신규 개설했으며, 일부 구·군 지역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 지점 신설과 기존 지점 위치 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대구신보는 '미래사업 추진단' 출범도 준비 중이다. 경영기획본부장을 단장으로 4개 분과를 구성해 기념사업과 소상공인 미래포럼, AI 전략, 정책사업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박진우 이사장은 "사업자 폐업률 증가와 장기 경기침체 속에서 재단의 책임이 커지고 있다"며 "대구신보는 더욱 단단해진 내실로 30주년을 맞이하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소상공인과 동행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