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경북 지역 기업들의 성장세가 지난해 뚜렷하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지표는 일부 개선되며 지역 기업들이 긴축 경영과 비용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21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2024년 대구 및 경북 지역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4년 대구지역 비금융 영리법인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5.8%로 전년(–0.5%)보다 하락했다. 총자산 증가율은 1.3%로 전년(0.3%)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매출 기반의 성장성은 뚜렷하게 위축됐다.
대구지역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2023년 4.7%에서 2024년 –4.5%로 급락했으며, 비제조업도 같은 기간 –2.7%에서 –6.5%로 하락 폭이 확대됐다. 건설업, 운수·창고업, 부동산업 등 비제조업 전반에서 매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총자산 증가율은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일부 회복 흐름을 보였다.
수익성 지표는 개선됐다. 대구지역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3.1%에서 3.7%로,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1.2%에서 2.3%로 각각 상승했다. 매출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영업외 손익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금융비용 부담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도 105.5%에서 125.5%로 높아졌다.
재무 안정성 역시 개선됐다. 대구지역 기업의 부채비율은 200.8%에서 190.4%로 낮아졌고, 차입금 의존도도 48.3%에서 47.8%로 하락했다. 다만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구조적 재무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실제로 대구지역 기업의 성장성·수익성·안정성 지표는 모두 전국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지역 기업의 경우 흐름이 다소 달랐다. 2024년 경북지역 비금융 영리법인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0.6%로 전년(3.8%) 대비 둔화됐고, 총자산 증가율도 6.9%에서 3.5%로 낮아졌다. 성장세는 둔화됐지만, 감소세로 전환된 대구와 달리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다.
수익성과 안정성에서는 전국 대비 우위를 보였다. 경북지역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1%로 전국 평균(4.6%)을 웃돌았고, 부채비율은 85.5%로 전국 평균(119.9%)보다 크게 낮았다. 다만 금융비용 부담 증가로 이자보상비율은 259.4%에서 248.0%로 소폭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구와 경북 모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성장성은 동시에 약화됐다. 수익성은 대기업 중심으로 개선된 반면, 중소기업은 정체 또는 소폭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안정성 지표는 대·중소기업 모두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의 재무 여력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지역 기업들이 매출 확대보다는 비용 절감과 재무 구조 개선에 집중하는 국면"이라며 "성장성 회복 여부는 향후 국내외 경기 흐름과 산업별 수요 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