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AI 데이터센터가 한국, 그 중에서도 구미를 택한 이유는

입력 2025-12-21 15: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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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허브 한국…폭증하는 수요에 인프라·정책 맞물려
구미 선택의 결정타는 '전력'…경북 자립도 228%·산단 인프라 완비
제조업 넘어 AI 거점으로…삼성전자 등 기존 산업과 시너지 극대화

아시아 최대 AI데이터센터가 들어서게 될 구미 하이테크밸리 국가산단(5산단). 구미시 제공
아시아 최대 AI데이터센터가 들어서게 될 구미 하이테크밸리 국가산단(5산단). 구미시 제공

아시아 최대 규모인 1.3GW급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가 경북 구미에 들어선다는 소식(매일신문 12월19일자 1·4면 보도)이 전해지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과 싱가포르 등 쟁쟁한 경쟁지를 제치고 한국, 그중에서도 구미가 최종 낙점된 배경에는 풍부한 전력 공급 능력과 탄탄한 산업 인프라라는 확실한 비교 우위가 자리 잡고 있다.

먼저 퀀텀일레븐 컨소시엄이 한국을 아시아 거점으로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은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를 아우르는 동북아 중심에 위치해 지리적 이점이 크다. 최근 AI와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데이터 처리 용량 확보가 시급해졌다.

특히 '데이터 레지던시' 규제로 인해 국내에서 발생한 데이터는 국내에 저장해야 한다. 이는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을 단순한 시장이 아닌 핵심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 허브'로 주목하는 이유다.

여기에 한국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과 5G 통신망, 풍부한 IT 인재 풀은 데이터센터 운영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삼성, SK, 네이버 등 국내 기업의 자체 수요와 글로벌 트래픽이 겹치면서 시장성은 이미 검증됐다.

정부 역시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과 세제 혜택, 비수도권 인센티브 등을 내세워 'AI 허브' 도약을 지원하며 경쟁국인 싱가포르와 일본을 따돌리는 데 일조했다.

한국 내 수많은 후보지 중 구미가 선택된 결정적인 이유는 '전력'과 '부지'다.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막대한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경북은 전력자립도가 228.1%로 전국 1위다. 전력망이 포화 상태라 신규 진입이 어렵고 주민 반발이 심한 수도권과 달리 전력 수급에 여유가 있다.

구미 국가5산단(하이테크밸리)은 이미 대용량 산업용 전력망이 구축돼 있어 데이터센터 입지로 안성맞춤이다. 구미시에 따르면 현재 9%(339MW) 수준인 자급률은 2026년 500MW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가 가동되면 38%(840MW)까지 급등한다.

부지 확보와 공사 속도 면에서도 유리하다. 대규모 단일 부지를 확보하기 쉬운 공업지역이라 인허가 절차가 빠르고 환경 규제 장벽도 상대적으로 낮다. 통신 회선,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이 이미 완비돼 있어 공사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구미에 들어설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는 기존 산업 생태계와 결합해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삼성전자, 삼성SDS 구미 AI 데이터센터와 연계, 전력반도체 및 관련 부품 공급망 근접 등은 구미만이 가진 강점이다. 구미가 단순한 제조 기반 도시를 넘어 AI 인프라와 제조가 융합된 첨단 산업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TF팀을 통해 인프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강력한 지원 의지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 여유와 산단 생태계 그리고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된 최적지"라며 "이번 구미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비수도권 모델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