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독립유공자 유해 송환, 중국과 회담 전 논의"

입력 2025-12-18 17:32:37 수정 2025-12-18 19: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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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독립유공자 유해, 한중 정상회담 의제로 사전 논의 주문
독립기념관장 불참 질책하며 운영 기조 점검 요구
제주4·3 강경 진압 박진경 대령 국가유공자 취소 필요성 재확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부·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부·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독립유공자 유해 송환 문제의 외교적 대응부터 논란이 된 국가유공자 지정 취소까지 전면적인 정비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부와 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안중근 의사를 포함해 중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독립유공자 유해 발굴·송환 사업과 관련해 "한중 정상회담 전에 의제로 미리 논의해달라"고 말했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이 관련 사업을 보고하자, 중국과의 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통령 비서실에도 해당 사안을 챙기라고 당부했다.

권 장관은 "중국의 협조를 얻어 현지 출장을 통해 최대한 유해 위치라도 추적하겠다"며 안 의사의 유해가 여순감옥 오른쪽 일대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안 의사 외에도 독립유공자 3명 정도의 유해를 발굴해 송환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조만간 중국과 정상 차원의 만남 가능성을 언급하며 사전 외교 조율을 거듭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친일 행위로 축적된 재산을 환수하는 친일재산귀속법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속도감 있게 진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서울 효창공원 국립화, 서대문독립공원 내 독립의전당 건설, 미주 독립운동 거점이었던 LA 흥사단 옛 본부 건물 리모델링 계획도 함께 보고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독립기념관 현안도 도마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현장에 불참한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징계 중이라 기분 나빠서 못 나온 것이냐"는 취지로 언급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실무진이 감사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사무처장이 대리 참석했다고 설명했지만, 이 대통령은 "독립기념관이 왜 존재하느냐"며 독립기념관법의 설립 목적을 거론했다. 이어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운영 기조를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제주4·3 당시 강경 진압을 주도한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지정 논란도 재차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박 대령이 1948년 사망했음에도 1950년 을지무공훈장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어떻게 포상을 받을 수 있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령은 1950년 훈장을 받은 것을 근거로 유족이 국가유공자 신청을 했고, 보훈부는 지난해 11월 이를 인정했다.

권 장관은 당시 대규모 일괄 수훈 과정에서 박 대령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구체적인 공적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두희 국방부 차관도 국가안전보장과 전몰 장병에 대한 훈장으로, 6·25 참전 공로로 특정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다"면서도 "제주4·3 유족 입장에선 매우 분개하고 있는 것 같다. 방법을 찾아 잘 처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앞선 14일 박 대령의 수훈 취소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