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 하이웨이·해평취수장 검토 끝에 현실성 판단
대구시민 식수 불안 해소 명분…내년 시험 취수 추진
정부가 수십 년째 해법을 찾지 못했던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와 관련해 강변여과수와 복류수 활용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수량·수질과 경제성이 뒷받침된다면 타 지자체와의 갈등 우려가 적어 가장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내년도 업무보고에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와 관련해 "기후부 내부적으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쓰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 낫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정책 방향을 사실상 공식화한 발언이다.
이날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대구 쪽 국회의원에게 설명하고 있는 단계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정수하면 1급수에 가까워지고 별도 대규모 송수관을 설치할 필요도 없다"며 "관련 예산을 낙동강 수질을 원천적으로 개선하는 데 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그렇게 결론이 났으면 식수 문제로 오랫동안 고생해 온 대구시민을 생각해 집행했으면 좋겠다"며 조속한 추진을 당부했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은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 이후 불거진 식수 불안에서 출발했다.
앞선 문재인 정부 때는 경북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하루 30만t(톤)의 물을 대구에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대구시가 제안한 '맑은 물 하이웨이'가 대안으로 부상했다.
정부는 두 방안을 모두 검토하다가 최근 강변여과수와 복류수 활용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후부는 당장 내년에 플랜트를 건설해 매곡과 문산, 고령 등 대구와 인접한 낙동강 구간을 중심으로 강변여과수 및 복류수 시험 취수를 진행하고, 단계별 사업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수량·수질만 검증된다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지역 간 갈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강변여과수, 복류수=강변여과수는 강바닥과 제방의 모래·자갈층을 통과하며 자연적으로 여과된 물이고, 복류수는 강바닥 아래 지하 자갈층과 모래층을 따라 흐르는 물이다. 하천 표류수를 직접 취수하는 기존 방식보다 수질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