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국민연금, 650억달러 외환스왑 1년 더 연장

입력 2025-12-15 18: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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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 시 달러 매입 수요 흡수…외환시장 안정 효과
국민연금 "해외투자 환위험 완화, 기금 수익 방어 기대"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이어지며 외환당국이 대응책 마련을 논의 중인 가운데 15일 서울 명동 거리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3원 오른 1,476.0원에 개장했다. 지난 1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계기관 합동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이어지며 외환당국이 대응책 마련을 논의 중인 가운데 15일 서울 명동 거리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3원 오른 1,476.0원에 개장했다. 지난 1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계기관 합동 '긴급 경제장관 간담회'를 주재하고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연합뉴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공단이 650억달러 한도의 외환스왑(FX Swap) 거래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환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15일 "국민연금과 체결한 외환스왑 거래의 만기를 2026년 말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 간 외환스왑 한도는 2022년 9월 100억달러로 시작해 2023년 4월 350억달러, 지난해 6월 500억달러로 확대됐고, 같은 해 12월 650억달러로 늘어났다.

외환스왑은 국민연금이 국외투자 과정에서 달러가 필요할 때 현물환 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사들이는 대신 외환당국과 원화·달러를 일정 기간 교환하는 방식이다. 환율 급등 국면에서 국민연금의 대규모 달러 매입 수요가 현물환 시장에 쏠리는 것을 막아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스왑 거래 기간 중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지만, 만기 시 자금이 전액 환원돼 외환보유액 감소는 제한적이다.

국민연금도 외환스왑 연장이 기금 운용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경우 외환스왑을 활용한 환헤지는 외국자산 투자에 따른 환율 변동 위험을 줄여 기금 수익률 방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도 제7차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기금 한시적 전략적 환헤지 기간 연장(안)'을 심의·의결했다. 기금위는 지난해 말 환율 급등 이후 환손실에 대비해 전략적 환헤지 기간을 올해까지 연장했으나 최근에도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2026년 말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공단은 한국은행과의 외환스왑 계약도 같은 기간까지 유지할 계획이다.

기금위는 전략적 환헤지를 시장 상황에 따라 보다 탄력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운용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2022~2026년 5년 누적 목표 초과수익률을 0.248%포인트(p)로 설정하는 안도 의결했다. 목표 초과수익률은 기금운용본부가 기준수익률을 넘겨 달성해야 하는 성과 목표다.

회의에서는 보건복지부·기재부·국민연금·한국은행이 참여하는 4자 협의체의 논의 배경과 공동연구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갔다. 기금위는 향후 논의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주요 정책은 기금위 심의·의결을 거쳐 추진하기로 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기금은 1천400조원 규모로 국내총생산의 50%를 넘고, 연금 개혁에 따라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금 수익성을 지키면서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화롭게 관리할 수 있도록 기금운용체계를 점검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