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철도 르네상스 개막…내륙 오지에서 초광역 교통축으로

입력 2025-12-15 14: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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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동해선 고속화로 이동시간 대폭 단축, 지역 경제지도 재편
대경선 연장 요구 분출, 대구산업선 국비 확보 기대도 커져

한반도의 등줄기인 동해안 권역을 철도로 연결하는 동해선 철도 포항~삼척 구간이 2025년 1월 1일 운행을 시작한다. 사진은 동해선 근덕역(강원 삼척)을 지나는 ITX-마음의 모습. 2024.12.31. 국토교통부 제공
한반도의 등줄기인 동해안 권역을 철도로 연결하는 동해선 철도 포항~삼척 구간이 2025년 1월 1일 운행을 시작한다. 사진은 동해선 근덕역(강원 삼척)을 지나는 ITX-마음의 모습. 2024.12.31. 국토교통부 제공

오는 30일부터 시속 260㎞급 고속철도 'KTX-이음'이 경북 내륙과 동해안에 본격 투입되며 대구경북 철도망이 단순한 확충을 넘어 구조적 전환 국면에 들어선다. 수도권과 부산에서 멀게만 느껴지던 경북 내륙과 동해안이 3시간대 생활권으로 묶이면서 지역 이동권은 물론 산업·관광 지형까지 함께 재편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15일 "중앙선(청량리~부전)과 동해선(강릉~부전)에 KTX-이음을 투입해 중부권과 동해안 권역을 3시간대로 연결한다"고 밝혔다. 운행은 30일부터 시작하며 승차권 예매는 16일부터 가능하다.

중앙선은 안동~영천 구간 77.2㎞의 신호시스템 개량을 마치며 운행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이에 따라 청량리~부전 최단 소요시간은 3시간38분으로 18분 줄었다. 안동~영천 구간도 평균 12분 단축됐다. 주말 기준 하루 운행 횟수는 기존 6회에서 18회로 세 배 늘어난다.

이번 조정으로 영주·안동·의성·영천 등 경북 내륙의 수도권과 부산 접근성은 눈에 띄게 좋아진다. 청량리~안동 운행도 하루 18회에서 20회로 늘어난다. 교통 불편이 인구 유출과 산업 위축의 고리로 작용해 온 경북 내륙은 사실상 생활 반경 자체가 바뀌는 분기점을 맞았다.

동해선 고속화 효과도 즉각적이다. 포항~삼척 구간 증속 시험을 거쳐 KTX-이음이 하루 6회 새로 투입된다. 부전~강릉 평균 소요시간은 3시간54분으로, 기존 ITX-마음보다 약 1시간10분 줄었다. 포항~강릉은 36분, 포항~부전은 33분 각각 단축된다. 울진·삼척 등 경북 북부 동해안은 물론 포항·경주 등 남부 지역의 부산·울산 접근성도 크게 개선된다. 동해선은 개통 11개월 만에 누적 이용객 181만명을 기록하며 관광·산업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김외철 국립울진해양과학관장은 "올해 동해선 개통 이후 첫 주말 울진 주요 관광지와 숙박시설 예약률이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다"며 "고속철 투입 효과가 본격화되면 울진의 자연·해양 관광 경쟁력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준비해 방문객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철도망 확장 흐름 속에서 대구경북 광역철도(대경선) 연장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지방권 최초 광역철도인 대경선은 개통 6개월 만에 250만명 이상을 수송하며 핵심 교통축으로 자리 잡았다. 수요가 빠르게 늘자 서쪽으로는 김천·상주, 동쪽으로는 포항 죽도시장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역사회에서 잇따른다. 고속철과 광역철도가 맞물리면 경북 전역을 하나의 통근·통학·산업권으로 묶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다.

대구산업선도 이른바 '철도 르네상스'의 한 축이다. 서대구역과 대구국가산단을 잇는 대구산업선은 총사업비 1조5천억원 규모로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내년도 국비 1천918억원을 확보하며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전체 세 개 공구 중 한 곳은 착공에 들어갔고, 나머지 구간은 설계와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산업단지 접근성 개선에 따른 물류 효율 향상과 고용 창출 효과가 동시에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