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상태 선로 구간, 무분별한 예매 시스템도 손봐야"
정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 두 기관의 통합을 통해 고속철도 운행 횟수와 좌석 증가를 추진하는 가운데 운임요금 현실화 등 해결해야야 할 과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속철도 '티켓'을 사수하기 위한 승객들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이용객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KTX와 SRT 탑승객은 1억787만4천명으로 2022년(8천792만4천명) 대비 22.7%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에만 5천825만명이 이용해 지난해 대비 1.6%가량 증가했다.
이에 반해 현재 고속철도 좌석 공급량은 하루 평균 KTX 20만2천석, SRT 5만2천석에 불과하다. 입석 이용 고객을 더한 혼잡도는 KTX 106%, SRT 132%에 달한다.
공급 부족에 더해 고속철도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결정적 원인 중 하나는 시간 대비 저렴한 요금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시외버스 요금(소비자물가지수 기준)은 10년 전인 2015년 11월 대비 22.6%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열차 이용료의 상승률은 오히려 2.9% 하락했다. 14년째 열차 가격이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셈이다.
동대구에서 동서울로 가는 3시간 30분이 걸리는 우등고속버스 이용요금은 약 3만원인데 반해 시간이 절반이나 짧은 고속철도는 4만3천원대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수요가 고속철도로 몰릴 수 밖에 없다.
우용한 경일대 철도학부 교수는 "단기적 수요 조절 정책으로 철도 요금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철도 건설 등 신속한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화 상태인 선로 구간도 해결해야 한다. 현재 경부선과 호남선 열차가 만나는 '평택-오송' 구간 선로는 포화 상태여서 객차를 늘리더라도 투입이 어렵다. 추가 선로는 2028년쯤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
미리 예매하고 취소하는 무분별한 예매 시스템도 손봐야 한다. KTX 승차권 반환(취소) 건수는 2021년 1천867만3천건에서 지난해 4천494만9천건으로 140.7%나 증가했다. SRT 역시 같은 기간 144.8%나 뛰었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매크로 구입'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에스알에 따르면 매크로를 이용해 승차권을 구입하려다 올해만 2만4천202건(10월 17일 기준)의 IP(사용자의 인터넷 식별번호) 주소가 차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