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한국 업계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8일 에너지 전문 시장 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16%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5%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반면 중국의 CATL은 시장 점유율 38.1%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중국의 BYD는 16.9%로 2위를 기록했다. 두 기업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24.2%에서 21.0%로 점유율이 3.2%p 하락하며 2위에 머물렀다.
이에 반해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37.6% 증가한 110.1GWh 사용량을 기록하며 1위(29.2%)를 공고히 했다. BYD는 배터리 사용량이 141.2% 성장하며 점유율이 5위로 뛰었다.
문제는 중국이 선점한 LFP 배터리의 영향력이 더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LFP 배터리는 코발트·니켈 등 고가 원료를 사용하지 않아 제조 단가가 낮고, 열폭주 위험이 낮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중저가형 전기차는 물론 인공지능(AI) 시대 필수 요소인 ESS(에너지저장장치)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수요 급증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추격도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유럽이 중국산 배터리를 배척하는 정책을 강화하면서 한국이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메르세데스-벤츠에 2조6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역 소재 업계도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엘앤에프는 내년 하반기 LFP 양극재 양산을 목표로 대구에 신규 설비를 마련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LFP 신규 증설을 위한 전략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