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멕시코 할리스코주 아크론 스타디움(에스타디오 아크론) 인근에서 450여 개의 시신이 담긴 가방이 발견되며 개최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라틴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크론 스타디움 주변에서 회수된 유해 가방이 2022년 이후 최소 456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월드컵 개최국인 멕시코의 이 경기장은 현지 프로축구팀 치바스 데 과달라하라의 홈구장이자, 북중미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조별 예선 1~2차전 경기를 치르는 곳이다. 이 경기장은 2010년 개장한 4만9천800석 규모 경기장으로, 멕시코 리그 C.D 과달라하라의 홈 구장으로 쓰인다.
지역 수색단체 '게레로스 버스카도레스 데 할리스코'의 관계자인 호세 라울 세르빈 가르시아는 "최근 발견은 주택 개발을 위한 공사 중 이뤄졌다"며 "지금까지 수습된 시신 가방만 456개에 이른다. 월드컵 경기가 열릴 장소 인근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가장 많은 유해가 발견된 곳은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약 20km 떨어진 라스 아구하스 지역으로, 건설 노동자들이 290개의 가방을 발견한 바 있다. 인근 사포판과 틀라케파케 지역에서도 유사한 유해 발견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 유해가 발굴된 건 지난 9월로 시신 가방을 묻은 건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범죄 조직, 카르텔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멕시코 전역에는 현재 13만명 이상이 실종된 상태로, 많은 이들이 '마약과의 전쟁' 이후 실종된 사례들이다. 할리스코주는 현재 멕시코 내 실종자 수 1만4천여 명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으며, 범죄율도 상위권이다.
해당 지역은 멕시코 최대 마약 카르텔 중 하나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의 본거지로 알려졌으며, 이 조직은 미국 정부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정된 바 있다.
이처럼 폭력과 실종 문제가 극심한 지역에서 국제 대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수색단체 측은 "당국이 실종자 유해 발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고 있다"며 "월드컵을 앞두고 지역 이미지를 정비하기 위해 서둘러 유해 처리를 마치려는 조짐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할리스코주 당국은 감시 카메라 3천대 추가 설치, 국가 경비대 배치, 금속 탐지기 및 드론 활용 등 강화된 보안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