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우크라 153조원 지원 계획"…러시아 동결 자산 쓴다

입력 2025-12-04 16:44:52 수정 2025-12-04 18: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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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년 900억 유로 지원 계획
사용 가능 동결 자산 2천100억 유로
벨기에 반발에도 EU "국제법에 부합"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가운데)과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이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본부에서 2026~2027년 우크라이나 재정 수요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가운데)과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이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본부에서 2026~2027년 우크라이나 재정 수요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담은 법률 제안서를 공식 발표했다. 유럽에 묶인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벨기에는 강력히 반발했지만 EU는 국제법에 부합한다며 추진할 계획임을 천명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2년 동안 우크라이나의 재정적 수요의 3분의 2를 충당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총 900억 유로(우리 돈 153조 원)의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가 제공하는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은 '배상금 대출' 방식으로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 공동 차입 또는 역내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방식의 지원은 우크라이나가 유리한 위치에서 평화 협상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벨기에는 강하게 반대했다. 동결된 러시아 자산 대부분이 벨기에에 있는 중앙예탁기관(CSD)인 '유로클리어'에 묶여 있는 탓이다. 벨기에가 향후 법적 책임을 떠안을 수 있는 데다 러시아의 보복을 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U는 동결된 러시아 자산 일부를 활용해 향후 2년 동안 우크라이나에 1천400억 유로(약 233조 원)를 무이자 대출하는 방식을 추진해 왔지만 벨기에가 반대하면서 진척을 보지 못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집행위원회 전체회의 시작 전 종을 울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집행위원회 전체회의 시작 전 종을 울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번 제안서에는 다른 EU 국가에 동결된 약 250억 유로의 자산도 활용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사용할 수 있는 러시아 동결 자산은 총 2천100억 유로 규모"라며 "나머지 금액은 추후 필요할 경우에 한해 인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벨기에의 강한 반발과 관련해 돔브로우스키스 위원은 "오늘 우리가 제안한 모든 것은 EU법과 국제법에 전적으로 부합한다"며 "회원국들은 대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보증 제공을 요청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회원국이 러시아의 소송에 대가를 치르도록 내몰릴 가능성은 매우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AFP통신은 벨기에의 반대에도 이 방안에 회원국 대다수가 찬성하는 만큼 18∼19일 열리는 EU정상회의에서 집행위원회의 뜻이 관철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