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발적 군 복무제' 내년 3천명 모집
독일, 크로아티아, 스웨덴 등 징병제 재도입
한국 병력부족 심각 현 45만→2040년 27만명
이재명 '선택적 모병제' 고려, 국방력 저하 우려
'자유진영 vs 공산진영' 대결 구도의 신냉전 시대가 도래하면서 세계 각국이 병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 발(發) 안보 위기감이 높아진 유럽은 물론 미중 패권 전쟁의 중심지인 태평양 국가들도 징병제 부활, 여성 대상 징병, 전 국민 군사훈련 도입 등 다양한 군 복무제 개편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남북 대치 상황인 한국은 거꾸로 모병제 도입을 고려, 병력 부족에 따른 안보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징병제 부활…여성 대상 징병도
유럽은 다양한 병력 자원 확대에 나섰다. 프랑스는 내년부터 18∼19세 청년 자원자를 대상으로 '자발적 군 복무제'를 시행한다. 복무 기간은 훈련을 포함해 총 10개월이고, 내년에 3천명 모집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프랑스는 현재 직업군인 약 20만명의 상비군을 갖춘 유럽 내 군사 강국 중 하나다.
크로아티아는 징병제를 18년 만에 부활했다. 내년 19세가 되는 2007년생 징집 대상자들이 올 연말까지 징병 검사를 받고 내년 1월부터 2개월간 기본 군사훈련에 소집된다.
징병제를 시행 중이던 덴마크도 지난 7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도 징병 대상에 넣는 새 제도를 시행했다. 병사 의무복무 기간도 기존 4개월에서 11개월로 늘렸다. 스웨덴은 2010년 모병제로 전환했지만, 병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자 2018년부터 징병제를 재도입했다.
폴란드는 모든 성인 남성이 일정한 군사 훈련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세르비아도 내년부터 19세 이상 남성을 입대시켜 의무 군사훈련을 받게 할 예정이다. 독일도 징병제 재도입을 위해 병역법 개정안을 마련해둔 상태다.
아시아, 중동 국가들도 징병제 도입, 복무기간 연장에 나섰다. 2018년 징병제를 포기하고 모병제로 전환했던 대만은 작년부터 다시 징병제를 실시중이다. 중국의 무력 통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캄보디아도 오는 2026년부터 징병제를 전면 시행한다. 하마스와 전쟁중인 이스라엘은 지난해 남성의 군 의무 복무 기간을 32개월에서 36개월로 연장했다. 이스라엘은 여성도 24개월 의무 복무를 시행하고 있다.
◆병력 자원 부족한 한국은 모병제?
한국은 현재 병력 부족이 심각하다. 국방부와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군 병력은 2019년 56만명에서 올해 45만명으로 11만명 줄어들었다. 육군의 경우 6년 동안 30만명에서 10만명으로 감소했다. 국방부는 2040년 병력이 27만명(병사 15만+간부 12만명)으로 줄 것으로 예측한다.
한국은 의무복무 기간도 크게 단축됐다. 1951년 공식적인 징병제 실시 이후 복무기간이 1971년 36개월, 1972년 34개월, 1977년 33개월, 1983년 30개월, 1993년 26개월, 2003년 24개월, 2011년 21개월, 2018년 18개월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는 '선택적 모병제' 도입을 고려중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6·3 조기 대선 경선 후보 시절 공약 사항이다. 선택적 모병제는 현행 징병제를 유지하되 병역 대상자들이 단기 징집병(복무 10개월)과 장기 복무병(기술 집약형 전투부사관과 군무원 등 복무 36개월)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페이스북에서 상비병력 수로 결판나는 전쟁은 과거라며 강력한 자주국방의 길을 열겠다고 했다. 선택적 모병제 도입에 대한 의지로 보인다.
군사 전문가들은 "신냉전 시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적 모병제를 실시하면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도 문제지만 병력 자원 감소로 국방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