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가 바꿀 도시의 미래 [윤대식의 도시 이야기]

입력 2025-12-04 16: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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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식 영남대 명예교수
윤대식 영남대 명예교수

최근 테슬라(Tesla)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자율주행차의 출현이 현실로 다가왔다. 자율주행기술은 운전자가 모든 것을 조작하는 0단계부터 완전한 무인운전이 가능한 5단계까지 6단계로 구분되어 개발되어 오고 있다. 현재는 관련 기업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4~5단계에 해당하는 고도 자동화와 완전 자동화(무인운전) 단계의 기술개발과 함께 시험주행도 이루어지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개발은 기술적인 난관도 많고 완전 자동화(5단계)의 실현과 상용화를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지만, 가까운 장래에 무인운전(5단계)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은 경로선택, 차선(차로) 유지, 차선 변경, 가감속 제어, 긴급 시 제동 등을 운전자가 아닌 차량이 수행한다. 따라서 자율주행차는 자동차의 제어를 위해 먼저 주변 상황을 감지하고, 다음에 감지한 결과를 분석해 인지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판단하는 과정을 거쳐 차량을 제어한다.

자율주행차의 개발에 필요한 기술은 매우 다양하다. 먼저 차량 주위에서 도로 위 복잡한 환경을 감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초음파 센서, 이미지 카메라, 레이다(RaDAR: Radio Detection And Ranging),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율주행차의 개발을 위해서는 위치 파악과 경로 설정을 위해 위성항법시스템(GNSS: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기술도 필요하다. 위성항법시스템(GNSS)은 인공위성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상에 있는 목표물의 위치를 정확히 추적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에다 자율주행차의 개발을 위해서는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도 필요하다. 자율주행차는 주어진 주행환경에서 그때그때 판단과 제어를 운전자가 아닌 차량이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차량 스스로 매우 정확한 인지 및 판단 능력을 갖춰야 한다. 여기서 빅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을 통해 차량 스스로 실시간(real time) 판단과 제어를 할 수 있도록 규칙을 찾아내는 것이 인공지능(AI)의 역할이다.

이제 자율주행차의 출현으로 도시에 나타날 변화를 살펴보자. 먼저 도로교통 혼잡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최소한 고속도로(자동차전용도로)나 인프라가 잘 갖춰진 신도시에서는 교통혼잡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여기에다 자율주행차의 출현은 승용차(자가용) 수요의 감소와 함께 도로와 주차 수요의 감소도 함께 초래할 것이다. 왜냐하면 자율주행 기반 공유교통서비스의 확대로 일반시민들은 구태여 승용차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값싸고 편리한 교통서비스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궁극적으로 도로와 주차장에 과도하게 많이 할애된 도시공간의 재편이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자율주행차 이용자 측면에서 보면 통행시간은 불편한 시간이 아니라, 유용하고 편리한 시간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면 이동 중에 운전자는 운전 대신 영화나 공연을 보거나 업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율주행차는 사람들의 공간적 이동성, 접근성, 편리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다. 이에 따라 사람들의 활동 영역이 공간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그리고 장거리 운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어 직장과 주거지의 입지를 선택하는 데 유연성이 높아져 도시의 공간적 확산을 유도할 수도 있다.

교통운영 측면에서 보면 자율주행차는 차량끼리 통신함으로써 군집 운행이 가능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차간 거리를 좁힐 수 있다. 아울러 차량 좌우의 거리도 좁힐 수 있어 차선 개념이 없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예컨대 2차로를 3차로처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도로용량이 증가하는 효과도 나타날 것이고, 자동차 배기가스의 배출도 줄어들 것이다.

이처럼 자율주행차의 도입이 가져올 파급효과는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이런 이유로 자율주행차의 도입이 전반적인 도시공간구조에 미칠 영향을 일률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도시마다 처한 여건과 환경에 따라 파급효과도 다를 것이다.

최근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자율주행기술의 발전으로 자율주행차의 출현은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따라서 도시마다 다양한 측면에서 자율주행차의 도입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고, 자율주행차의 도입에 대비한 도로, 주차장 등의 인프라 정비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걸림돌이 있지만, 자율주행차의 출현으로 도시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교통수단으로서의 편리함과 통행시간 감소, 도로와 주차 수요의 감소에 더해 도시공간구조에도 많은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교통수단의 변화와 혁신에 따라 도시의 운명이 바뀌기도 했고, 도시 내에서 새로이 뜨거나 쇠퇴하는 지역도 나타났다. 이제 자율주행차의 출현을 변수가 아닌 상수로 두고 도시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