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엘라와의 마약전쟁 속셈은?

입력 2025-12-01 1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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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의 전쟁은 '빙산의 일각'
베네수엘라 석유·희토류 풍부
트럼프 앞마당 자원 확보 눈독
친중 마두로 정권 축출이 목표

마두로 대통령(좌)과 트럼프 대통령[AFP=연합뉴스 ]
마두로 대통령(좌)과 트럼프 대통령[AFP=연합뉴스 ]

미국과 베네수엘라간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해군 함정과 핵잠수함을 포함한 대규모 해군 전력을 카리브해에 배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영공에 대한 비행금지 조치도 내렸다. 미국의 군사작전이 임박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압박은 '마약 밀수 차단'이 공식적 명목이다. 하지만 속셈은 다른 것 같다. 베네수엘라에는 석유, 희토류 등 자원 매장량이 풍부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와의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것은 자원의 안정적 관리·공급을 위해 친중 성향인 마두로 정권의 축출"이라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 석유 매장량

◆석유, 희토류 등 자원 풍부 '눈독'

베네수엘라는 석유, 희토류 콜탄이 대량 매장돼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협상 이후 베네수엘라에서도 희토류를 둘러싼 미중간 갈등이 첨예하다. 아직 베네수엘라의 희토류 매장량에 대한 정확한 수치는 알려진 바 없다.

베네수엘라 최대 희토류 매장지는 오리노코 지역. 이곳 광산지대에서는 1천억달러(약 145조5000억원) 규모 콜탄 광맥을 둘러싸고 미중 패권 다툼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중국 사업가들은 2023년부터 콜롬비아 최대 반정부 군벌조직 민족해방군(ELN)과 손을 잡고 원주민들이 채취한 콜탄을 강제로 탈취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콜탄은 구리보다 80배 높은 전기 전도성을 보유한데다 가볍고 내열성도 높아 통신과 전자, 군사, 항공우주 등 활용성이 매우 높은 희토류로 분류된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석유에도 눈독을 들인다. 베네수엘의 원유 매장량은 세계 1위를 자랑한다. 국제 에너지 정보국(EIA)과 오일앤가스저널(Oil&Gas Journal)의 자료(2023년 기준)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약 3천30억 배럴의 확인된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2670억 배럴), 이란(2090억 배럴), 캐나다(1630억 배럴), 이라크(1450억 배럴) 등 국가보다 훨씬 많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앞마당' 남미 국가다. 중국, 러시아가 베네수엘라의 석유, 희토류를 넘보고 있다. 미국은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위해서라도 자원의 보고(寶庫)인 베네수엘라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베네수엘라 석유 매장량

◆친중 마두로 정권→친미 교체 목표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예전부터 석유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1822년 외교 관계를 시작한 후 1976년 베네수엘라 정부의 석유 산업 국유화 조치가 갈등의 시발이다. 미국의 주요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우고 차베스가 1999년 집권하면서 베네수엘라의 대미 관계는 근본적 변화를 맞이했다. 차베스가 반미주의를 국가 정체성으로 삼으면서다. 차베스는 석유 자원을 무기화하며 미국 대신 러시아,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했다.

2013년 차베스의 사망 이후 니콜라스 마두로가 권력을 이어받는다. 마두로가 집권하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미국은 2015년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PDVSA의 부패를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고, 2017년부터는 금융 제재를 대대적으로 확대했다.

2025년 트럼프 행정부가 복귀한 이후 양국 관계는 최악의 상태로 치달았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허용했던 석유기업 쉐브론(Chevron)의 베네수엘라 사업 허가를 철회했다. 이어 3월에는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미국은 최근 베네수엘라와의 마약과의 전쟁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마약과의 전쟁이 형식이고 진짜 속셈도 다른데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마두로 대통령에게 즉각 사임하고 망명하라는 취지의 최후통첩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이런 제안을 거부했다. 양국간 일촉즉발의 위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