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책 쉼터, 앞산 품은 특수성 덕분에 이색적 도서관이라는 평가
시설·관리 미흡함으로 불편 호소…화장실 잠겨 있고 도서 부족, 향후 주차난 우려까지
남구청 "전문성 강화하고 의견 수렴 통해 지역 특색있는 쉼터가 되도록 적극 노력할 것"
캠핑장 추진 과정에서 건축법 위반 사실이 적발돼 용도를 바꿔 조성된 대구 남구 '앞산 숲속 책 쉼터'가 개장 초반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심에서 벗어난 이색 도서관이라는 호평과 함께 이용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운영 초기인 탓에 시설·관리 전반의 미비함이 드러나면서 이용객 불편도 적지 않았다. 지역 명소로 거듭나기 위해선 도서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부터, 기본적인 편의시설을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나왔다.
◆ 숲속에 만들어진 이색 도서관 호평
지난 29일 오후 찾은 남구 대명동 숲속 책 쉼터(이하 쉼터). 개장 첫 주말을 맞은 이곳은 가족 단위의 이용객들로 북적였다. 앞산이 쉼터를 품고 있는 덕분에 방문객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았다.
총면적 7천500㎡에 84억원이 투입된 쉼터는 이달 26일 문을 열었다. 6인용부터 3인용까지 16개동을 갖췄고 6천여권의 장서가 비치돼 있다. 오전·오후 각 3시간씩 이용할 수 있으며, 시간당 이용료가 최대 1만원 수준으로 저렴하다. 남구청에 따르면 연말까지 주말 예약이 마감됐고 평일도 80%가량 채워졌다.
이날 이용객들은 관리동에 마련된 도서관 3곳에서 책을 고른 뒤 예약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무인카페에도 음료를 사려는 방문객들이 꾸준히 드나들었다.
달서구에서 왔다는 A(40) 씨는 "SNS를 통해 개장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예약했다"며 "이번에는 운이 좋았고,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면 앞으로 예약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쉼터가 자리 잡으면서 이색적이라는 호평도 나왔다. B(40대) 씨는 "대구에 있는 시립·구립 도서관은 대부분 도심에 있는데, 이곳은 앞산에 둘러싸여 있어 차별화된다. 예약하지 않더라도 드라이브 삼아 가족과 오기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책 부족·편의시설 보완 과제
쉼터의 활기와 달리 운영 초기의 허술함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당초 캠핑장 건물로 조성된 시설이다 보니 사용하지 않는 인덕션 등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무인카페에선 한때 카드 결제 오류가 발생해 이용객 일부는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쉼터동에 조성된 화장실은 인력 부족으로 청소가 어려워 문이 잠긴 상태였다. 이 때문에 이용객들은 거리가 먼 공용화장실을 찾아야 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책이 부족해 도서 공간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C(40대) 씨는 "1시간 정도 이용 중인데 아이에게 맞는 책을 찾기 어렵다"며 "연령대별로 다양한 도서가 필요해 보이고, 도서관에 책들이 섞여 있는데 기준을 두고 구분해 두면 이용이 훨씬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차면이 23면에 그쳐 향후 주차난을 우려하는 이들도 적잖았다. 실제로 이날 오후 3시쯤 공간이 부족해 이중주차를 하는 이용객도 있었다.
구청이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문을 열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앞서 남구청은 지난 7월 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예비 인증 과정에서 ▷쉼터 일부 동선의 경사도 초과 ▷화장실 출입문 폭 90㎝ 이상 확보 등 보완 요구를 받았지만, 상당 부분 반영되지 않은 채 개장을 강행했다는 지적이다.
지역 한 장애인활동가는 "지금 쉼터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에게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라며 "BF 인증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문을 연 건 문제가 크다. 신호등만 세워놓고 횡단보도를 그리지 않은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쉼터 운영을 맡은 남구청은 개장 초기에 나온 문제점들을 향후 보완할 계획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BF 관련 보완은 내년 시설물 개선 사업비를 확보한 이후 일괄 정비 계획이고, 대부분 수정이 가능한 사항"이라며 "주차 공간 부족 문제는 차단기를 통해 예약한 이용객들 위주로 받을 계획이고, 부족한 도서를 구입하기 위한 예산도 책정되어 있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의견 수렴을 통해 지역의 특색있는 쉼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남구는 2023년 5월 쉼터 공간에 '앞산 해넘이 캠핑장'을 준공했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 건축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서 책 쉼터로 용도를 변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