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 화재 128명 사망… 당국, 사흘간 공식 애도

입력 2025-11-29 12: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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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한 홍콩 북부 타이포의 고층 아파트 단지
28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한 홍콩 북부 타이포의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에 화마의 흔적이 남아 있다. 연합뉴스

홍콩 아파트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28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홍콩 당국은 29일부터 사흘간을 공식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 이 기간 동안 홍콩 전역의 관공서에는 조기로 중국 오성홍기와 홍콩 깃발이 게양되며, 정부가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공연 및 각종 공식 행사는 취소되거나 연기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참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의 32층짜리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 7개 동에서 발생한 화재로, 불길은 무려 43시간 동안 이어졌다.

화재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전날 오후 8시 15분 기준으로, 사망자는 소방관 1명을 포함해 총 128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79명, 실종자는 약 200명에 달하며, 실종자 중에서도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화재는 1948년 창고 화재로 176명이 목숨을 잃은 이후 홍콩에서 발생한 최악의 인명 사고다.

이날 오전 8시, 홍콩 고위 당국자들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3분간 묵념을 진행했고 도시 곳곳에는 조문소와 조문록이 설치됐다.

28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한 홍콩 북부 타이포의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 인근 공원에 추모객들이 두고 간 꽃다발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한 홍콩 북부 타이포의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 인근 공원에 추모객들이 두고 간 꽃다발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영국 찰스 3세 국왕도 조문 메시지를 발표했다.

홍콩 당국은 시민들에게 단결을 호소하면서도,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는 유언비어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은 이유, 불길이 왜 순식간에 확산됐는지, 건설 과정에 안전 문제는 없었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와 함께 공사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당국은 불길이 급속히 번진 주요 원인으로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가연성 스티로폼 패널을 지목했다. 크리스 탕 홍콩특별행정구 보안국장(보안장관)은 "저층 외부 그물망에서 시작된 화재가 스티로폼을 따라 위층으로 급격히 확산되며 여러 층에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화재 당시 발생한 고온으로 인해 대나무 비계와 보호망이 불에 타면서 부서진 대나무 조각이 아래층으로 떨어졌고, 이로 인해 불길이 다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화재 이후, 당국은 비계와 그물망이 설치된 건물 127곳을 긴급 점검했으며, 이 중 2곳에서 스티로폼으로 창문이 덮여 있는 사례를 확인해 즉시 철거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국은 지난 27일 공사 관계자 3명을 체포한 데 이어, 전날에는 엔지니어링 컨설팅업체와 비계 하청업체 관계자 등 8명을 추가로 체포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