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2032년 도매시장 신축 이전 청사진
온라인 물류센터 등 '스마트 물류시설' 구축
유통공사 "푸드테크 기반 도매시장으로 운영"
대구 지역의 숙원 사업인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도매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이 27일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하면서다. 대구시는 도매시장을 신축 이전하면서 '현대적 물류 시스템을 갖춘 첨단 도매시장'으로 만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최첨단 설비 갖추고 유통 혁신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북구 매천동에서 달성군 하빈면 대평지구로 옮겨진다. 대구시는 대평지구 부지 27만8천26㎡에 건축 연면적 15만5천654㎡ 규모로 도매시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오는 2032년 새로운 도매시장 문을 연다는 목표다.
대구시는 이곳에 온라인 거래소, 전자 송품장, 빅데이터 유통정보시스템 등 '스마트 물류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출하 품목 스케쥴링(일정 관리), 반입·배송 차량 관제 등이 가능한 '물류 통합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선별·가공, 소분·소포장, 택배 등 전 처리가 가능한 '온라인 물류센터'도 도입한다.
대구시는 신축 이전과 함께 현재 도매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유통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 주차공간은 주차대수 3천23대 규모로, 기존보다 2배 확장하기로 했다. 또 도매시장 건축물 구축 과정에 내진 설계를 반영하고 최첨단 방재 시스템, 악취·오염 저감시설, 친환경·에너지 절감형 설비 등을 적용해 도매시장 안전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도매시장을 이전하면서 최신식 방재 시스템 도입도 고려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면서 "그동안 화재에 대비해 소방 설비를 보완·관리해 왔지만 근본적으로 오래된 것이기 때문에 (사고를 예방하는 데) 현실적 한계가 있다. 소방 설비를 첨단 시스템으로 설치하면 대형 화재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창출 5천명·생산유발 3천억원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이 계획대로 지어질 경우 입하·경매·하역 효율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온 유통·자동화 설비를 기반으로 농수산물 신선도를 높일 수 있는 만큼 도매시장에서 처리 가능한 거래량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예타에서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신축 이전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 유발효과 3천796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천663억원 ▷직·간접 고용유발효과 5천698명으로 조사됐다.
도매시장 이전에 따른 유통종사자 근무환경 개선도 기대를 사는 부분이다. 더 넓고 현대화된 물류환경에서 효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데다 자동 하역, 안전시설이 확충되는 만큼 노동 강도는 줄어들 것이라는 게 대구시 측의 설명이다. 농수산물 신선도가 오르면 폐기율이 낮아지는 만큼 유통종사자 수익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매시장이 옮겨가는 하빈면 지역에선 균형발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교통 기반 확충으로 접근성이 개선되고, 신규 일자리 증가와 상권 활성화가 이뤄져 서부권 전체의 성장 축이 새롭게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는 '푸드테크' 기반 도매시장으로 운영하면 주변 일대에서 푸드테크 관련 산업이 발전하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덕 공사 사장은 "현대화된 유통환경에 대응하는 도매시장을 만든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면서 "앞으로는 인공지능 등 스마트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농산물 유통'에 초점을 맞춰 운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통 효율성 우선해 설계해야"
일본 최대 도매시장인 도쿄 오타 중앙도매시장과 오사카 중앙도매시장 등은 참고할 만한 사례로 꼽힌다. 한국산업관계연구원이 지난 2023년 작성한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보고서를 보면 오타 도매시장은 부지면적 38만6천426㎡ 규모로, 도매업자 7명, 중도매인 226명이 영업하고 있다.
청과·수산·화훼를 취급하며, 개별 동도 청과동, 수산동, 청과냉장고동, 수산냉장고동, 화훼시장 등 부류에 따라 구분해 놨다. 경매장은 법인별 거래물량을 기준으로 면적을 나눠 운영한다.
오사카 도매시장은 17만9천930㎡ 부지에 업무관리동과, 시장동(東)동, 시장서(西)동 등을 갖추고 있다. 이 시장은 중앙 부문에 중도매인 점포가, 외곽에 경매장과 하역 장소가 배치돼 있다. 특이한 점은 경매장이 복층 형태라는 점과 관리사무동을 지상 16층 규모로 지어 임대사업을 병행 중이라는 점이다.
한국산업관계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경매장 공간을 가변형으로 설계하는 등 유통환경 대응과 유통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설계가 필요하다"며 "고층 혹은 복층 구조 설계는 물류 흐름에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적치물 공간, 차량 임시 대기 공간 등 작업과 차량 이동을 고려해 부속시설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