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한 고층 주택 단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소방관도 1명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6일 홍콩 신계지구 타이포구에 있는 주택 단지 왕푸코트에서 불이 났다. 화재 현장 영상에는 서로 인접한 최소 5개 건물에서 불길이 번지고 아파트 창문에서 불꽃이 솟구치는 모습이 담겼다.
불길은 맹렬히 타올라 주택 단지 외부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건축용 그물을 타고 번졌고, 화염 기둥과 짙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이 주거 단지는 8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2천가구가 거주한다.
이번 화재로 홍콩 당국은 이날 오후 6시 22분쯤 최고 등급인 5급으로 경보 단계를 격상했다. 5급 경보는 4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다친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이다.
당국에 따르면 사망자는 총 13명으로 늘었다. 현장에서 9명이 사망 판정을 받았고 4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또한 6명이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고층 건물에서 탈출하지 못한 주민들이 있어 인명피해가 늘어날 수도 있다.
홍콩 당국은 "주민 700명이 대피소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소방관 1명이 포함됐다. 홍콩 소방청장은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호씨가 불이 난 건물의 엘리베이터 부근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구급대원들은 즉시 심폐 소생술(CPR)을 포함한 응급 처치를 시작했지만, 호씨는 44분 후 사망 선고를 받았다.
경찰은 이 건물에 사람들이 갇혀 있다는 신고를 다수 접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700명 넘는 소방 및 의료 인력이 현장에 투입됐다. 소방당국은 "강렬한 열기 때문에 아파트 꼭대기 층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밤이 되면서 진화 작업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홍콩은 건설 현장에서 대나무 비계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전 세계의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홍콩 정부는 올해 초 안전 문제로 인해 공공 프로젝트에서는 대나무 비계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