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지구 재건에 최소 100조원 필요"

입력 2025-11-26 16:25:28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가자지구 구조물 70% 이상 파괴 처참
가자 1인당 GDP, 세계 최빈국 수준 급감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동쪽에 있는 알 자이툰 지역에서 비가 오는 날 텐트 근처 웅덩이를 걷고 있는 팔레스타인 소녀들. EPA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동쪽에 있는 알 자이툰 지역에서 비가 오는 날 텐트 근처 웅덩이를 걷고 있는 팔레스타인 소녀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의 휴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자지구에 대한 재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년여 동안 이어진 전쟁으로 가자지구 구조물 70% 이상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최소 700억 달러(100조원) 이상이 필요하고 재건 기간도 수십 년이 소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가자지구 주민의 1인당 GDP도 세계 최빈국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엔무역개발기구(UNCTAD)는 25일(현지시간) '점령된 팔레스타인 지구'(OPT)의 경제상황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UNCTAD는 2년여 간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가자지구 인프라, 생산용 자산, 공공서비스 등이 대거 파괴되면서 과거 수십년간의 경제적 진전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가자지구에서 파손된 구조물은 17만4천500여건에 이르며, 이는 지역 내 구조물의 70%에 해당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점령된 팔레스타인 지구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10년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역대 최대치(2019년)의 69% 수준에 불과했다.

전쟁의 직접 피해지역인 가자지구의 1인당 GDP는 더욱 심각했다. 2015년 기준 달러 가치로 따진 가자지구의 1인당 실질 GDP는 2005년 2천508달러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이스라엘의 봉쇄 등으로 전쟁 직전 해인 2022년에는 1천253달러로 감소했으며, 가자지구 전쟁이 일어난 2023년에는 970달러로 떨어졌고 2024년에는 161달러로 추락했다.

보고서는 "22년간의 경제적 진전이 단 15개월 만에 사라져버리고 세계 최빈국 중 하나가 돼버렸다"며 "이 지역에서의 경제 붕괴는 최근 역사상 가장 심각한 경제 위축 사례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자지구가 아닌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폭력, 정착촌 확대 가속화, 근로자 이동성 제한"으로 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세수 급감과 이스라엘 정부의 재정 이전 중단으로 팔레스타인 정부의 필수 공공 서비스 유지 및 회복 투자 능력이 심각하게 제약받고 있다"며 "이는 파괴된 인프라 재건과 악화하는 환경 및 사회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막대한 지출이 필요한 중대한 시점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상당한 원조가 있더라도 2023년 10월 이전 GDP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상대 테러 공격으로 약 1천200명을 살해하면서 발발했다. 이후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약 6만9천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 사망자 대부분은 민간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