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마약 미국 반입에 관여한 혐의
베네수엘라 정부 "터무니없는 날조"
천연자원 통제하려는 정권 교체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Cartel de los Soles'(카르텔 데 로스 솔레스·태양의 카르텔)를 '외국 테러 단체'(FTO)로 지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법 마약 미국 반입에 관여한 혐의를 이유로 붙였다. 지난 7월에도 미 재무부는 '태양의 카르텔'을 '특별 지정 글로벌 테러리스트'로 지정해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인과의 거래를 금지했던 터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태양의 카르텔'이라는 건 존재하지도 않는 단체이며 미국이 FTO로 지정한 것도 "터무니없는 날조"라고 일축했다. '태양의 카르텔'은 1990년대 마약 카르텔과 연계됐던 베네수엘라 고위 장교들을 일컫는 표현이다. 당시 이들의 제복에 태양을 상징하는 계급장이 붙은 것에서 따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범죄 연루 의혹을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오히려 미국이 막대한 석유 등 천연자원을 보유한 베네수엘라를 통제하기 위해 정권 교체 시도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 겸 석유부장관은 "그들은 베네수엘라의 석유와 가스, 금, 다이아몬드, 철광석, 보크사이트 등 천연자원을 아무 대가 없이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반 질 베네수엘라 외무장관도 "이번 조치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불법적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비열한 거짓말의 재탕"이라며 "이전 공격들과 마찬가지로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때리기는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마약 밀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카리브해 등 공해상에서 베네수엘라 마약운반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을 공습하는가 하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으로 군사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앞서 지난 9월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갱단 '트렌 데 아라구아'를 FTO로 지정한 바 있다. 마두로 정권 축출 명분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FTO 지정을 "미국에 새로운 옵션들을 대거 가져올 것"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온라인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과 직접 대화할 계획을 보좌진에게 밝혔다고 보도하면서 갈등의 실마리가 양국 정상 간 만남으로 풀릴 가능성도 열어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