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대출 잔액 261조원으로 감소...기업·가계 대출 동반 위축
주택담보 제외한 가계대출 연체율 2.94%로 치솟아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보험사 대출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보험사들의 전체 대출 규모는 4조원 가까이 줄어들며 외형이 축소됐고, 전체적인 연체율은 소폭 하락하며 안정세를 찾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통하는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3%에 육박하는 등 가계 대출의 질적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9월말 보험회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보험사의 대출채권 잔액은 261조4천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4조원 감소했다.
이는 가계대출이 1조1천억원, 기업대출이 3조원 각각 줄어든 결과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경기 부진으로 인해 신규 투자는 위축되고, 기존 대출은 상환 압박을 받는 '불황형 대출 축소'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적인 지표의 개선 뒤에는 서민 경제의 위기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9월 말 기준 보험사의 전체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81%로 전 분기 대비 0.02%포인트(p) 하락했다. 그러나 이는 기업 대출 연체율이 0.05%p 개선된 데 따른 착시 효과에 가깝다는 의견디이다.
오히려 가계 대출 연체율은 0.85%로 전 분기보다 0.05%p 상승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은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 기타 가계 대출의 연체율 급등세다.
주담대 연체율은 0.39%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으나, 주택담보 이외 대출의 연체율은 2.94%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2.57%) 대비 0.37%p나 뛴 수치로, 지난해 9월 말(1.97%)과 비교하면 1년 새 1%p 가까이 치솟은 셈이다.
통상 보험사 신용대출은 은행권 이용이 어려운 중·저신용자가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불황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불린다. 이 부문의 연체율이 3%에 육박한다는 것은 한계 상황에 내몰린 서민 차주들이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 비율 역시 전체적으로는 0.98%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0.02%p 하락해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가계 부문의 악화를 기업 부문의 개선이 가린 결과다.
기업 대출의 부실채권 비율은 1.13%로 전 분기보다 0.07%p 낮아졌지만, 가계 대출 부실채권 비율은 0.67%로 오히려 0.06%p 상승했다. 특히 주택담보 이외 가계 대출의 부실채권 비율은 2.50%까지 치솟으며 전 분기(2.09%) 대비 0.41%p 급등했다. 서민들의 '생계형 대출'이 갚지 못할 빚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표면적인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9월 말 건전성 지표가 전 분기 말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대출채권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우려가 여전히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향후 연체 및 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보험사들에게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도록 유도하고, 건전성 관리를 한층 강화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