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최형우는 어디 가나?' 프로야구 베테랑 FA들의 행선지는

입력 2025-11-26 11:07:05 수정 2025-11-26 11: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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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민호 잡기 전 포수진 보강 작업
KIA 최형우에게도 영입 의사 타진한 듯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 삼성 제공

잡으려니 나이와 비용이 걸린다. 포기하려니 아쉬움이 적잖다. 프로야구 무대를 주름잡았던 베테랑들 중 이번에 자유계약 선수(FA) 자격을 얻은 선수들 얘기다.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강민호를 비롯해 그런 선수가 여럿이다.

FA 시장은 기본적으로 '돈 싸움'이다. 팀에 대한 애정, 충성도 등도 고려 요소. 하지만 프로 세계는 냉정하다. 가장 중요한 건 계약 기간과 금액. 목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생애 한 번뿐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해당 선수에게 '정(情)' 얘기만 할 순 없다.

삼성에서 이번에 FA가 된 선수는 셋. 베테랑 포수 강민호, 투수 김태훈과 이승현(우완)이 FA 시장에 나왔다. 불펜을 두텁게 하려는 삼성은 김태훈과 이승현을 모두 잡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기대엔 못 미쳤으나 흔들리는 불펜을 지탱하는 데 힘을 보탰다.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 삼성 제공

삼성 출신 FA 중 특히 관심을 끄는 건 강민호의 재계약 여부. 강민호는 4번째 FA 계약을 앞두고 있다. 올해 마흔살. 기량이 뚝 떨어진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때다. 실제 수비력은 많이 약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도 변함 없이 삼성의 주전 포수는 강민호였다.

삼성 후보 포수들이 기대에 못 미친 게 문제였다. 강민호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했다. 삼성이 포수 자원 추가 확보에 나선 이유. 25일 삼성은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에서 뛴 박세혁을 영입했다. 앞서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 출신 포수 장승현도 데려왔다.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 삼성 제공

급한 대로 보험은 든 셈. 강민호를 잡지 못해도 이 대신 잇몸으로 버틸 만한 구색은 갖췄다. FA 계약 협상에서 삼성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는 구도. 급히 포수를 구해야 하는 팀도 없다. 강민호의 전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도 지갑을 닫았다는 얘기가 들린다.

강민호가 있으면 좋다. 후보군 모두 아직 강민호를 넘어서긴 어렵다. 하지만 삼성이 거액을 들여 강민호를 잡을지는 의문. 샐러리캡(팀 연봉 상한액)을 위반하지 않도록 미리 여유를 확보해둬야 한다. 내년엔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FA로 풀린다. 잡으려면 큰돈이 필요하다.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와 KIA 타이거즈의 최형우가 시즌 도중 두 팀이 맞선 경기가 시작되기 전 공동 사인회에 참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와 KIA 타이거즈의 최형우가 시즌 도중 두 팀이 맞선 경기가 시작되기 전 공동 사인회에 참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 제공

이 때문에 강민호 계약은 후순위란 말도 나온다. 그보다는 불펜을 보강하는 데 집중할 모양새다. 두산 출신 불펜 홍건희, 이영하 등이 시장에 나와 있다. 이 정도는 웬만하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삼성의 약점이 불펜인 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타선에 더 힘을 줄 거란 전망도 있다. 내년 우승을 노리기 위해선 던져볼 만한 승부수. 한데 수준급 타자 일부가 새 둥지를 찾았다. 왼손 거포 강백호는 KT 위즈에서 한화 이글스로 옮겼다. 강백호를 놓친 KT는 LG 트윈스 출신 '타격 기계' 김현수를 잡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이 지난 9월 30일 대구에서 열린 선수 생활 마지막 경기 도중 타자로 상대한 KIA 타이거즈 최형우와 포옹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이 지난 9월 30일 대구에서 열린 선수 생활 마지막 경기 도중 타자로 상대한 KIA 타이거즈 최형우와 포옹하고 있다. 삼성 제공

강백호는 삼성도 접촉했다는 소문이 돌던 자원. 김현수도 대안으로 거론됐다. 이젠 선택지가 2개 줄었다. 그러다 보니 삼성을 거쳐 KIA 타이거즈에서 뛴 최형우가 주목받고 있다. 최형우는 올 시즌 타율 307, 24홈런, 86타점을 기록했다. 42살이란 나이를 무색케 하는 활약.

KIA의 사정도 최형우 이적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 베테랑 투수 양현종은 프랜차이즈 스타다. 30대 후반이란 나이, 떨어지고 있는 기량이 걸림돌이다. 하지만 KIA가 놓치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는 게 중론. '적절한' 대우로 잡아야 할텐데 핵심 불펜 조상우마저 FA다.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이 이번 시즌 후반기 전국을 순회하는 은퇴 투어 도중 광주를 방문, KIA 타이거즈의 최형우와 교감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이 이번 시즌 후반기 전국을 순회하는 은퇴 투어 도중 광주를 방문, KIA 타이거즈의 최형우와 교감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도 최형우에게 이미 손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KIA와의 협상엔 큰 진척이 없다는 말이 돈다. 삼성의 적극적인 모습과 대조적이다. 부적절한 언행으로 최형우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한 인사들도 이미 삼성을 떠난 상황. 삼성 선수들도 최형우를 반긴다. 그의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