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안보 협상 팩트 시트가 공개되었다. 내용은 처참하다. 역사적으로 WTO 같은 다자간 협상을 제외하고 한미간에는 두번의 중요한 협상이 있었다.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과 2010년 한미FTA 협상이다. 두 협상은 공통점이 있다. 먼저, 미국 입장에서는 선뜻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미방위조약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으나 이승만 대통령의 집요하고 노련한 설득으로 이루어졌다. 한미FTA 역시 우리측이 설득했다. 한국과 중국의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한국 경제가 중국에 종속될 경우 미국의 안보에도 이롭지 않다는 설득이 주효했다.
두 협상은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에 획기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한미FTA는 우리 경제가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결정적인 뒤받침이 되었다.
그런데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과 좌파의 반응은 어떠했나? 있지도 않은 광우병 가짜뉴스로 국민들을 선전선동하고 한미FTA가 나라와 국민의 안전을 팔아먹는 것 처럼 주장하면서 정권을 흔들었다. 당시 필자는 미국 유학중에 미국 소고기를 잘만 먹고 있던 시절에 한국의 소식은 의아할 따름이었다.
미국과의 두번의 협상이 우리나라에 큰 도움이 되었다면 이번 협상은 어떨까? 냉정하게 평가해서 걱정이 앞서고 장차 우리나라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먼저 한미FTA의 유리한 점이 모두 사라졌다. 자동차의 경우 그동안 우리는 미국 수출 관세가 0%였다. 반면에 일본은 2.5%라 우리가 유리했는데 이러한 점들이 모두 사라졌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 비해 막대한 부담을 진 점은 앞으로 두고두고 우리 경제에 짐이 될 것이다. 한국 정부의 직접 투자 3천5백억불과 기업 투자 1천5백억불을 합치면 5천억불이다. 여기에 미국 무기 구입분까지 합치면 일본의 5천5백억불과 투자규모가 비슷하다.
일본은 인구가 우리의 2.5배, GDP가 3배의 국가다. 경제 규모로 볼 때 우리의 부담이 가혹하다. EU와 비교해서는 더더욱 문제다. EU는 6천5백억불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런데 EU의 GDP 규모는 우리의 18배이다. 게다가 일본과 EU는 기축통화국이라 외환시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가장 큰 봉이 되어버린 협상의 결과이다.
이번 팩트 시트에는 관세 이외에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안보분야의 부담도 드러났다. 미국산 무기 구매는 그렇다쳐도 미군 주둔 비용을 향후 10년간 330억불 한화 47조에서 48조를 부담한다는 것이다. 내년 2026년 주한 미군 주둔 분담비로 1조5천억을 주기로 합의했는데 물가상승분까지 포함하더라도 향후 10년이면 20조면 충분한데 어디서 48조가 나왔나?
이재명 정권에서는 무상으로 사용하던 미군 기지 비용 등을 추산한 것이라 하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민주당이 야당시절 미군 주둔 비용을 하나하나 따진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10년치를 어디에 사용할지도 모르고 합의한 것이다.
경제 안보 측면에서 부담도 크지만 앞으로 주요 의사 결정 권한을 미국이 행사한다는 점도 문제다. 우리는 철저히 종속된 것이다. 먼저 우리가 매년 현금 200억불을 주는데 투자처는 미국이 정한다. 상업적 분야에 투자한다고 하나 알래스카 가스 개발에 투자할지 어디에 할 지는 미국측에 달렸다.
200억불 지출에 따른 외환시장의 동요가 있을 경우 우리가 미국측에 요구하여 연기 혹은 규모를 조정할 수 있도록 안전판을 마련했다 하나 이것 역시 미국이 결정할 문제이다. 우리나라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문제를 미국이 결정하고 우리는 미국에 철저히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된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여전히 결정되지 않은 분야가 많다는 점이다. 반도체 분야는 대만 등 경쟁국에 불리하지 않도록 한다고만 두리뭉실하게 되어 있다. 우리 반도체 산업의 운명이 대만에 달려있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트럼프는 한국과 대만이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하지 않으면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핵잠에 핵심적인 핵연료 재처리도 아무런 진척이 없다. 우리에겐 핵잠보다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가 더욱 시급한 문제다. 왜냐하면 고준위 원자력 폐기물 처리장이 없는 우리 경우에는 재처리가 된다면 폐기물을 90%이상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윤석열 정부에서도 이 문제 협상을 계속했는데 전혀 진척이 없는 것이다.
이런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 이재명 정권은 자화자찬 하면서 반대의 목소리는 입틀막한다. 입틀막 하기 전에 본인들의 거짓말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 투자분 중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원가 회수전에는 50% 회수후에는 90%를 미국이 가져가는데 그 전에는 그럴 일 없다고 하지 않았나?
3천5백억불 이외에는 없다고 했지만 기업 투자분 추가 1천5백억불이 있지 않나? 소고기와 농산물 추가개방은 없다고 그렇게 이야기 했지만 결론적으로 추가개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거짓말에 대해 최소한 사과라도 해야 되지 않나?
앞으로 국회 비준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 헌번에는 군대 파견이나 국민들에게 재정적 부담이 되는 외국과의 협상시에는 국회 비준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재명 정권은 특별법이라는꼼수로 돌파하려 한다. 정면돌파하지 않고 왜 꼼수를 쓰려 하나? 아직 공개 못한 무엇인가가 있는가?
결론적으로 이번 한미 관세 안보협상은 우리 대한민국에 큰 부담과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