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 국장석 부장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주택자 대출 규제 움직임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국민의힘을 또 직격했다. '다주택자를 압박할수록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진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기적의 논리"라며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설 연휴 기간 SNS를 통해 다주택 투기를 정면으로 지적한 연장선상에서 다시 한번 부동산 문제 해결의 의지를 드러냈다. 1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불평등과 절망을 키우는 망국적인 부동산 공화국을 극복하고, '모두의 경제'를 함께 만들어 가야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는 노무현(2003~2008년), 문재인(2017~2022년) 정부 시절부터 이어져 온 민주당 정권의 아킬레스건이다. KB부동산 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노무현 정부 때 39.07%, 문재인 정부 때 62.19% 폭등했다. 이명박(-3.16%)·박근혜(10.06%) 보수 정부 시절과 극명한 차이다.
'불평등과 절망을 키우는' 부동산 흑역사(黑歷史)가 유독 민주당 정권에서 되풀이되는 현실은 아이러니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9개월 남짓한 기간에도 "진짜 잡아야 할 수도권 집값은 올려놓고, 지방 집값만 폭락시키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8.71% 상승했다. 부동산원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서울-지방 집값 차이가 양극화를 넘어 '초격차'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자조(自嘲)까지 나온다.
많은 전문가들은 '정책'에서 근본 원인을 찾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일련의 부동산 정책은 노무현·문재인 정부 때 실패를 답습(踏襲)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모든 정책의 초점을 서울, 강남 집값 잡기에만 맞춰 부동산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장 먼저 나온 6·27 대출 규제부터 데자뷔 현상을 불렀다. 주택담보대출을 6억 원으로 제한한 정책이 오히려 30대 무주택자의 '영끌'과 '패닉바잉'을 자극하며 서울 집값을 미친 듯이 끌어올렸다.
지난달 말 발표한 1·29 공급 대책은 모든 정책을 수도권 위주로 입안하고 시행하는 역대 정부의 악습(惡習)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우려를 샀다. 유휴부지와 노후청사 등 국가 전체의 자산을 수도권 주택 공급에 집중 투입하는 방식 때문이다. "수도권 거주자만을 위해 국가 자산을 사용한다"는 반발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과거 민주당 정권과 차별되는 점이 있다면 SNS와 국무회의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뜻을 다르게 해석한 기사 링크를 걸고 바로잡는 등 시장에 전례 없는 압박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구두(口頭) 압박과 설전(舌戰)만으로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 미분양과 집값 폭락에 허덕이는 지방 부동산 시장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지방 부동산 정책은 단순힌 집값 안정 차원을 넘어 지역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까지 폭넓게 고려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과거 민주당 정권과 똑같은 실패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선 지역별, 유형별 주택 수급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보다 유연한 부동산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전문가 진단을 새겨 들어야 한다.
망국적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잘 알겠다. 이제 정부는 말이 아닌 정책으로 응답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