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면 참사' 악마의 상주영천고속道, 이대로 괜찮나?

입력 2025-11-17 16:39:17 수정 2025-11-17 19: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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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물차+위험물 운반+새벽 시간대+연쇄 추돌+화재·사망 사고' 최악의 조합
교통 전문가들 "관리 주체 적정성 여부, 사고 예방 특단 대책 필요" 지적

영천시 신녕면 화남리 상주영천고속도로 상주방면에서 유조차와 화물차 등이 연쇄 추돌하면서 발생한 차량 화재 진화 모습. 경북소방본부 제공
영천시 신녕면 화남리 상주영천고속도로 상주방면에서 유조차와 화물차 등이 연쇄 추돌하면서 발생한 차량 화재 진화 모습. 경북소방본부 제공

일명 '악마의 도로'로 알려진 경북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17일 대형 연쇄 추돌 사고가 나면서 2명이 숨지고 4명이 경상을 입는 등 사상자 6명이 발생했다.

2019년 12월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아이스(살얼음)로 인해 차량 28대가 잇따라 추돌하며 사망자 7명을 포함해 39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를 떠올리게 한다.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10분쯤 영천시 신녕면 화남리 상주영천고속도로 상주방면 93.6km 지점에서 25톤(t) 화물차와 벙커C유 2만4천ℓ 적재한 26t 유조차 간 1차 추돌 사고가 났다.

이어 뒤따르던 14t 화물차와 2.5t 화물차, 승용차 등 차량 8대가 연달아 추돌하는 2차 사고가 발생했다.

또 유조차와 추돌한 25t 화물차에 실려 있던 H빔 등 사고 차량 잔여물이 반대 방향인 영천방면 차선으로 넘어가면서 이를 피하려던 13t 화물차와 승용차 등 차량 3대가 가드레일 및 옹벽 등과 충돌하는 3차 사고로 이어져 차량 13대가 연쇄 피해를 입었다.

이 사고로 26t 유조차와 14t 화물차, 2.5t 화물차 등 3대가 불에 탔다. 불에 탄 2.5t 화물차 운전자와 영천 방면을 주행하다 H빔에 파손된 차량 운전자 등 2명이 숨지고 4명이 경상을 입었다.

소방당국과 영천시는 이날 오전 5시30분쯤 유조차 등에서 발생한 불을 모두 진화하고 벙커C유 및 오염수 유출 방재 작업을 하고 있다.

사고 당시부터 양방향 교통이 통제된 상주영천고속도로 신녕~동군위 나들목(IC) 구간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부터 부분 통행이 재개됐으나 완전 통행은 이날 오후 늦게야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영천시는 이날 오전 4시35분쯤 "상주영천고속도로 신녕IC~동군위IC 구간 화재사고 발생으로 양방향 통행 제한 중 국도 우회바랍니다"란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이번 사고는 2019년 12월14일 오전 4시43분쯤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행선 영천방면 서군위 나들목 부근 26.4㎞ 지점에서 발생한 연쇄 추돌 사고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기상 여건은 달랐지만 '대형 화물차+위험물 운반+새벽 시간대+연쇄 추돌+화재·사망 사고'로 이어지는 최악의 조합에서 같다는 것이다.

2019년 사고 당시 상주영천고속도로(주)는 "사고예방 대책으로 관리 인력 및 장비 추가를 비롯 사고 예방 표지판, 자동 염수분사시설, 과속 카메라 등을 확대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정확한 설치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교통전문가들은 "상주영천고속도로 관리 주체의 (관리) 적정성 여부와 함께 사고 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도 "특히 상주영천고속도로는 화물 차량들의 과속 운행이 많아 운전자 주의가 더욱 요구되고 단속 카메라 등 시설 개선 및 확충도 시급한 상황"이라고 거들었다.

상주영천고속도로(주)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일부 차량의 운전 부주의 및 안전거리 미확보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 같다"며 "사고 현장 당시 기온이 영상 10도로 블랙아이스와는 무관하며 사고 예방을 위한 나름의 조치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주영천고속도로는 연장 94km에 10여개의 IC 및 분기점(JCT)이 있는 국내 최장의 민자 고속도로로 2017년 6월 개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