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등 일부 노동계, 과로사 의혹 제기해
지난달 SPC삼립 시화공장 직원이 자택에서 사망한 사건을 두고 정의당과 노동계가 '과로사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와 실제 근무시간 내역 등 객관적인 지표들은 이러한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측에 노동강도 변화 등을 면밀히 진단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보고할 것을 주문했다.
16일 고용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초 SPC삼립 60대 생산직 직원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9월 27일 마지막으로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정의당 등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과로사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5월 산재 사망 사고 후속 대책으로 도입된 교대제 개편으로 인해 '주 6일 근무'가 시행된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국과수는 부검 결과 "사인 미상"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냈다. 경찰 역시 과로와의 연관성을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논란의 핵심인 근무 시간의 경우, 교대제 개편 이후 오히려 A씨를 포함한 생산직 근로자들의 노동 시간이 뚜렷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PC삼립은 지난 9월부터 야간근로를 8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3교대 근무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기존 주 평균 52시간에 달했던 근무시간이 약 42시간으로 20%가량 단축됐다는 것.
노동계가 문제 삼은 '주 6일 근무'는 3교대제 전환에 따른 인력 충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도기적 조치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SPC삼립은 현재 4조 3교대제 도입을 위한 테스트와 추가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며, 마무리되는 대로 주 5일 근무로 변경할 방침이다.
사태가 확산하자 고용부도 대응에 나섰다. 류현철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14일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를 만나 "교대제 개편 이후 노동강도 변화, 노동자 건강 영향 등을 면밀히 진단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과로사 여부를 떠나 새로운 근무제도 도입에 따른 현장 적응과 노동자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요구로 풀이된다.
한편, SPC삼립은 잇따른 안전 투자와 원가 상승 부담으로 3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14일 공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은 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2% 급감했으며, 당기순이익은 7억원에 그쳐 94.6%나 줄었다.
SPC삼립 관계자는 "변화된 환경에 따른 직원들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새로운 근무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