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속으로] "다양한 시도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 찾아" 탱크(TANC) 대구 첫 개인전

입력 2025-11-16 11: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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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12월 17일 갤러리CNK
그래피티 작업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작품 선보여

갤러리CNK 전시장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 전시장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 전시장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 전시장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 전시장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 전시장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에서 전시 중인 프랑스 작가 탱크(TANC)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갤러리CNK에서 전시 중인 프랑스 작가 탱크(TANC)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프랑스 출신 작가 탱크(TANC)의 대구 첫 개인전이 갤러리CNK에서 열리고 있다.

그는 16세에 그래피티 작가로 예술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건축가인 아버지 등 예술가 집안에서 자란 그는 청소년기에 작가 바스키아를 통해 감정으로 그리는 법을 알게 됐고, 거리의 대형 포스터와 캔버스를 오가며 예술의 경계를 확장했다. 당시 그에게 그래피티는 자신을 표현하는 배출구이자 차후 작품에 힘과 리듬, 액션 이상의 감정을 더하는 계기가 됐다.

최근 갤러리에서 만난 작가는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다, 기차역에 그려진 그래피티를 보고 미술관에서 봐온 것과 다른 그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그러다 어느 순간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고, 대학에서 자연스럽게 그래픽을 전공했다"고 말했다.

예술적 감각이 뛰어났던 덕에 그는 졸업 후 한 의류 브랜드에 취업해 디자인 관련 일을 하며 개인 작업을 병행했고, 결국 작가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

작가로서 정통 교육을 받진 못했지만, 그 점이 오히려 그에게는 강점이 됐다.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그래피티 작업을 기반으로 아크릴 등 다양한 물감의 물성을 실험해보는 과정에서 작품들이 탄생했다. 여러 겹의 물감을 올린 뒤 그것이 굳기 전에 또다른 물감을 뿌리면서 동시에 긁어내는 작품 역시 작업을 하다 우연히 발견한 기법이다.

갤러리CNK 전시장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 전시장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 전시장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 전시장 전경. 갤러리CNK 제공
갤러리CNK에서 전시 중인 프랑스 작가 탱크(TANC)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갤러리CNK에서 전시 중인 프랑스 작가 탱크(TANC)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전시장 1층에서 볼 수 있는 작품 역시, 섞이지 않는 두 성질의 물감을 이용해 작업하다 드러난 우연한 효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전시장 3층의 바다 풍경 같은 작품은 그가 실수로 캔버스에 물감을 쏟은 것을 치우는 과정에서, 물감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수평선이 되고 파도의 물결이 됐다.

그래서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두고 자신조차도 다시 재현할 수 없는 작품들이라고 말한다. 그는 "물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고,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재료는 스스로 실험해보며 테크닉을 익혀나간다"며 "그러다보니 우연과 사고로 시작된 작품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만 하고 싶은 작가가 될까봐 가장 두렵다. 내 세계에 갇히고 싶지 않아서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해본다. 특히 캔버스에 많은 터치를 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인위적이지 않게 만들어진 표현들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작품에서 돋보이는 색감은 자연이 보여주는 색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작가가 매년 여름 휴가를 보내는 코르시카 섬의 바다와 산이 가진 색이다.

그는 "일출과 일몰의 색을 매일 글로 적어뒀다가 그림으로 옮긴다"며 "역동적인 나의 에너지와 자연의 쉼이 함께 담긴 이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이 각자의 추억을 떠올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전시장에서는 물감을 흘려내리듯 뿌려 폭포수처럼 연출한 대형 작품들과 수업시간 낙서에서 영감을 받아 글을 쓰듯 무의식적인 행위를 반복하며 제작한 초기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다. 또한 그의 그래피티 작업 세계를 담은 영상도 상영한다.

전시는 12월 27일까지. 053-424-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