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명 총리될라?" 英 스타머 총리 취임 16개월만에 '사퇴론'

입력 2025-11-13 16: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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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예산안 발표 후 당 대표 교체 움직임
앤절라 레일라 하원의원 킹메이커 역할 주목
BBC "근본적 원인, 현 내각이 인기 없다는 것"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스트리팅 보건장관(왼쪽)과 스타머 총리(오른쪽). 연합뉴스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스트리팅 보건장관(왼쪽)과 스타머 총리(오른쪽). 연합뉴스

지난해 7월 취임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6개월만에 집권 노동당 내에서 사퇴론이 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의 측근들은 노동당 하원의원 사이에서 이달 26일 예산안 발표 이후 당 대표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선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기 때문에 사실상 총리를 바꾸려는 시도로 읽힌다. 노동당 규정에 따르면 당 소속 하원의원의 20%가 찬성하면 새 당 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을 치를 수 있다. 현재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은 405명이므로 81명 이상이 모이면 새 대표 후보를 내세워 당권 도전이 가능하다.

스타머 총리에 도전할 만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웨스 스트리팅 보건복지 장관과 샤바나 마무드 내무장관, 브리짓 필립슨 교육장관 등이다. 일간 가디언은 당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스타머 총리가 물러서지 않으면 집단행동에 나설 만한 하원의원 50명이 스트리팅 장관 뒤에 있다고 전했다.

일간 더타임스는 또 당내 의원들을 인용해 누가 차기 경선 주자로 나서든 얼마 전 부총리 겸 노동당 부대표직에서 물러난 앤절라 레일라 하원의원이 '킹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타머 총리는 그동안 아동,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복지를 삭감하는 정책을 잇달아 내놨다가 당내에서 중도좌파 정당의 색깔을 잃었다는 거센 반발을 샀다. 이런 정책은 대부분 철회됐지만, 지도부가 길을 잃고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이어졌다.

스타머 총리 측은 당내 단속에 나섰다. 총리 측은 "이미 노동당 의원들과 접촉하면서 지도부 교체 시도에 맞서 싸우고 있으며, 교체 시도는 영국의 금융시장 입지와 외교 관계를 흔들어 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제1야당인 보수당의 케미 베이드녹 대표는 12일 의회 총리질의(PMQ)에서 "총리가 총리실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 예산안 발표를 2주 앞두고 정부가 내전에 빠졌다"고 공세를 펼쳤다.

내부 혼란은 차치하고 근본적인 문제는 스타머 총리가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BBC는 "근본적 원인은 이 정부가 대단히 인기가 없다는 것"이라며 "잇단 여론조사에서 그런 현실은 그대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