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성, "포스트시즌 보며 동기 부여돼"
이병헌, "매 경기 마지막 생각으로 집중"
윤정빈, "가족 평화 위해서라도 잘 할 것"
프로야구 각 구단은 국내외에서 마무리 훈련에 한창이다. 보통 저연차 선수들 위주로 진행되는 훈련이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훈련 캠프엔 어린 후배들과 함께 땀을 흘리는 중참 선수들이 여럿 있다.
삼성이 마무리 훈련 캠프를 차린 곳은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11월이지만 따뜻하다. 삼성이 이곳에 둥지를 튼 이유다. 조금만 뛰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포수 장비를 착용하면 더하다. 포수 김재성(29)과 이병헌(26)의 몸에 생긴 땀띠가 훈련 강도를 짐작하게 한다.
포수는 수비 부담이 크다. 경기를 읽는 눈도 중요하다. 포수를 키우기 힘들다고 하는 이유다. 대신 한번 입지를 확보하면 오래 뛸 수 있는 위치다. 삼성 주전 포수는 강민호(40). 포수 마스크를 오래 썼다. 이번에 이미 네 번째 자유계약 선수(FA)가 됐다.
삼성으로선 후계 구도를 생각해야 할 때. 하지만 눈에 확실히 들어오는 자원이 없어 고민이다. 김재성에게 기대를 건 적도 있으나 기대에 어긋났다. 김재성 스스로도 그걸 잘 안다. 부상이 이어지며 출전 기회가 줄고,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떨어졌다.
김재성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데 무리하다 보니 더 안 풀리게 됐다"며 "이번 포스트시즌에 선수들이 뛰는 걸 보면서 마음에 울림이 왔다. 스스로를 다잡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이번 캠프에도 기꺼이 왔다"고 했다.
지난 8월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이병헌은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데뷔 첫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타율 2할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병헌은 "내 실력이 딱 그 정도다. 꾸준히 해내지 못한 건 순전히 내 탓"이라고 했다.
외야수 김성윤(26)은 이병헌의 단짝이자 좋은 교보재. 경기 준비 과정과 훈련 모습 등을 보며 따라한다. 이병헌은 "진짜 성실한 형이다. 잘하는 걸 보면 내 기분 역시 좋다. 내게 동기 부여도 된다"고 했다. 김성윤처럼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집중할 각오다.
강민호의 뒤를 이을 거란 기대에 못 미쳤다. 구단 안팎에서 조언을 구하며 운동했으나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병헌은 "채상병 배터리 코치님께 죄송하다. 많이 도와주셨는데 결과가 아쉽다"며 "수비에서 사소한 실수가 없도록 더 집중하겠다"고 했다.
윤정빈(26)은 입단 당시 왼손 거포 유망주였다. 지난해 드디어 꽃을 피우나 했다. 타율 0.286 7홈런을 기록하며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올해 다시 내려앉았다. 1군에서 뛸 기회도 많이 받지 못했다. 25경기에 나서 타율 0.175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윤정빈은 "지난해 자신감을 많이 얻었는데 올해는 다 잃었다. 당겨 치고 뜬공을 만들어 장타를 생산하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됐다"며 "마무리 훈련엔 주로 어린 선수들이 온다. 나를 끼워주신 건 오히려 기회라 생각했다. 여기서 좋았던 모습을 다시 찾고 싶다"고 했다.
내년을 보는 시선은 김재성, 이병헌과 다르지 않다. 부상 없이 완주하는 게 가장 큰 목표. 윤정빈은 "아버지께서 '야구 보기 힘들다'고 쓴소리를 하셨다. 곧 결혼하는데 예비 아내, 장인과 장모님도 힘드시지 않게 해야 한다. 가족 평화를 위해서라도 잘 할 것"이라며 웃었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