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식스솔루션즈, 코스피 상장예비 심사 청구
소액주주 탄원 서명으로 주주 결집
"이재명 정부 철학 역행 … 알맹이 빼가기 중단하라"
LS그룹이 알짜 계열사인 에식스솔루션즈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화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습니다. 중복 상장 논란 탓입니다.
앞서 LS는 지난 7일 미국 계열사 에식스솔루션즈의 코스피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는데요.
소액주주들은 이에 반발해 집단 행동에 나섰습니다. 12일 기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중복 상장에 반대하는 853명(지분 0.75%, 약 478억 원 규모)의 소액주주가 결집해 탄원서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LS그룹 증손자회사입니다. LS-LS아이앤디-슈페리어에식스-에식스솔루션즈로 이어지는 복잡한 다층 지배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현재 에식스솔루션즈는 LS그룹이 지난 2008년 1조원을 투자해 인수한 미국 전력기기 부품기업입니다. 전기차 모터용 마그넷 와이어, AI 데이터센터용 특수 권선, 친환경 전력기기용 고효율 전선 소재 등에서 글로벌 1위권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 집단의 해외 법인이 국내 증시 상장을 시도하는 건 이례적인데요. 에식스솔루션즈를 둘러싼 LS그룹 중복상장 논란의 시작은 지난 3월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LS그룹은 KOC전기, 에식스솔루션즈의 동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모두 상장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중복 상장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LS의 부담도 커졌습니다.
당시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중복 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는 말실수로 주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기도 했었죠.
논란 속에 수개월 전부터 거래소와 사전 협의를 진행해온 에식스솔루션즈가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기존에 논란이 됐던 모회사 물적분할 자회사와 완전히 다른 구조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LS가 지난 2008년 인수합병(M&A)을 통해 계열사로 편입한 미국 법인으로 그룹의 매출이나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도 미치지 않아 중복 상장과 거리가 멀다는 주장인데요.
LS그룹은 "에식스솔루션즈가 대규모 CAPEX(설비투자) 자금을 독자적으로 조달하고 이를 통해 창출된 이익이 연결 실적에 기여할 수 있어 상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현재 LS그룹 내 10개 상장사가 있음에도 계열사 상장을 추진하면서 중복 상장으로 기존 상장사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합니다.
주주연대는 "IPO를 하면 이미 보유한 에식스솔루션즈 지분 가치가 희석돼 향후 아무리 큰 이익을 내도 그중 일부만 모회사 주주에게 귀속되는 것은 물론 지주사 디스카운트까지 발생하게 된다"며 "이는 명백한 '알맹이 빼가기'이자 단기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미래의 핵심 성장 가치를 영구히 포기하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간 '중복 상장' 논란 속에 대기업 계열사 IPO 시장이 멈춰섰던 만큼 이번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결과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지난 2월 LG CNS 이후 대기업집단 계열사의 신규 상장은 사실상 전무했는데요.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엔무브의 상장을 철회하고 SK온과 합병시켰으며,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IPO 추진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한 개인 투자자는 "LS그룹의 계열사 줄상장은 개인투자자를 울리는 중복 상장에 제동을 건 이재명 정부 기조에 역행하는 수순"이라면서 "LS 주식을 샀을 땐 LS산전, LS전선, LS전선아시아, LS엠트론도 있다고 해서인데, 왜 대주주 마음대로 개인 주주들의 재산을 팔아다가 제 잇속을 채우는 거냐"고 비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