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학교 한국민화연구소 학술세미나 개최
권정순 소장의 소장회화 중심 연구 결과 발표
이번 세미나는 하당 권정순 한국민화연구소장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전문가들이 그 특성과 가치 등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 7월 한국민화학회는 하당 소장 회화 92건을 조사했는데, 이는 지금까지 출판이나 연구에 공개된 바 없는 미공개 작품들이다.
권 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랜 시간 민화를 접하며 그 안에 담긴 조형미와 상징성, 선조들의 정신을 깊이 느껴왔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작품을 수집하고 연구할 수 있는 소중한 인연도 얻게 됐다"며 "이번 세미나는 그 여정의 한 부분을 나누고, 민화의 새로운 가치를 함께 모색하고자 마련됐다"고 말했다.
고연희 성균관대 교수(한국민화학회 회장)는 조선 후기 화초영모병의 전형을 보여주는 '화조 8폭병풍'과 판화 '화조', '화조초충 8폭병풍' 등을 통해 하당이 소장한 영모·화초화에 대한 회화사적 가치를 살펴봤다.
그는 "1923년 서명이 있는 '화조초충 8폭병풍'의 조사는 18세기 즐겨 그려지던 초충이 19세기에도 그려지며 화조도로 조합된 역사의 추적을 가능하게 해줬다"며 "나아가 서명에 의거해, 19세기 말~20세기 초 그림 선물과 구매, 이동에 대한 좀 더 진전된 연구를 향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재빈 교수는 '여선유희도'가 지닌 다양한 회화적 의미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여선유희도는 여성만의 이상공간을 그린 그림으로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주제를 갖고 있다"며 "조선의 인물화가 고정된 중국의 고사가 아니라 자유로운 변주를 갖고 창의적으로 제작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값진 사례다. 뿐만 아니라 19세기 여성의 유대의식, 궁화와 민화의 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던져주는 그림으로서도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연주 충북대 박사는 '무속도 6폭병풍'과 이 작품에 내재한 무속화풍 민화 제작의 일면에 주목했으며, 유미나 원광대 교수는 '오륜행실도' 8폭병풍 연구를 통해 조선 후기 도덕 회화의 사회적 기능과 회화사적 위상을 재조명했다.
또한 유순영 국가유산청 문화유산감정위원은 하당 소장 문자도의 유형과 '문자산수도 8폭병풍'의 회화적 성격을 살펴본 결과를 발표했고, 강영주 국가유산청 문화유산감정위원은 하당이 소장한 다양한 책거리 유형 등을 분석했다.
발표가 끝나고는 윤진영 동덕여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종합 토론이 진행됐다.
권 소장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민화를 단순한 전통 회화가 아닌, 시대정신과 미의식을 담아낸 문화적 자산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확장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