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불빛, 안동의 밤을 수놓다"

입력 2025-11-10 15: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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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안동 하회선유줄불놀이' 6개월간 여정 마무리
6월부터 11차례 공연, 3만여명의 관람객들 다녀가
하회마을 전통·예술 어우러진 '전통 불꽃 장관' 감상

하회선유줄불놀이
하회선유줄불놀이

"낙화야~!"

어두운 밤 하회마을 만송정 앞 부용대 절벽위에서 솔갑단 불덩어리가 떨어진다. 절벽과 만송정을 연결하는 새끼줄에 매달린 낙화봉이 폭죽처럼 불꽃들을 밤하늘에 수놓는다.

하회마을을 휘돌아 흐르는 낙동강 물위에선 달걀 불이 떠 내려오는 불꽃 장관들 속에서 배가 유유히 떠간다.

세계유산 안동 하회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 양반 뱃놀이 문화의 진수인 '선유 줄불놀이'의 모습이다.

안동의 여름과 가을밤을 아름답게 밝혀온 '2025 하회선유줄불놀이'가 지난 11월 8일, 하회마을 만송정 숲과 낙동강 일대에서올 해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 행사는 안동시가 주최하고 (사)안동하회마을보존회(이사장 류열하)가 주관해 지난 6월부터 11회에 걸쳐 진행됐다. 공연에는 모두 3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며 하회마을의 전통과 예술이 어우러진 장관을 감상했다.

하회선유줄불놀이는 조선시대 양반의 풍류와 강변 선유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안동의 대표 야간공연이다.

줄에 불을 이어 강 위로 흘려보내는 장면은 마치 하회마을의 고즈넉한 풍경 속에 불빛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감동을 전했다.

올해는 공연의 완성도를 한층 높이는 한편,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했다.

공연 전에는 ▷숯봉지 만들기 ▷달걀불 소원 쓰기 ▷장승 깎기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안동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이 마련돼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올해 처음 도입된 사전예약제를 통해 회차별 관람 인원을 조정하면서 교통 혼잡과 안전사고 위험을 최소화했다. 관람객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운영 체계를 정비하며, 안전하고 질서 있는 관람 문화가 정착된 해로 평가받고 있다.

하회선유줄불놀이는 지역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축제로 자리 잡았다.

(사)안동하회마을보존회를 비롯한 지역주민, 무형유산 전수자, 의용소방대, 지역 예술인 등이 적극 참여하면서 지역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였다.

현장에서는 안동시와 경찰·소방 등 유관기관이 협력해 각종 안전사고 예방과 현장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안동시는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주차 공간 확충, 회차별 관람 인원 확대,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 연계 등 더 발전된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또,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세계유산축전, 동아시아 문화도시 등 지역 대표 행사와의 연계를 강화해 더 많은 이들에게 하회선유줄불놀이의 매력을 알리고, 지역 관광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하회마을의 전통과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줄불놀이는 단순한 불빛의 향연을 넘어, 안동의 정신과 미학을 상징하는 문화브랜드로 발전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더욱 풍성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관광객을 맞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