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만치료제 가격 대폭 인하 합의…"위고비 1350→250달러로"

입력 2025-11-09 16:19:40 수정 2025-11-09 19: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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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제약사에 대한 약가 인하 압박을 이어간 끝에 비만 치료제 가격이 대폭 낮아진다.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젭바운드'의 일라이 릴리, '위고비'의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내 비만 치료제 가격 인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로 위고비는 월 1천350달러에서 250달러로, 젭바운드는 1천80달러에서 346달러로 각각 낮아질 예정이다. 메디케어·메디케이드 가입자는 정부 보조를 통해 본인부담금이 50달러 수준으로 줄어든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환자에게 '최혜국 국가' 기준의 가격을 적용한다"며 "약값 불공정을 바로잡는 역사적 조치"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연내 개설되는 온라인 플랫폼 '트럼프알엑스(TrumpRx)'를 통해 직접 약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두 제품은 혈당 조절 호르몬(GLP-1)을 활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계열의 비만 치료제로, 최근 미국 내 수요가 급증한 품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약들은 수많은 미국인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며 "제약사들이 전체 이익의 75%를 미국 소비자에게서 거둬가는 것은 불공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올해 초 서명한 '최혜국 약가' 행정명령이 관세 정책과 맞물리며 약가 인하를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단기적으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대신 향후 3년간 의약품 관세 면제 혜택을 받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장기적으로 약품 이용자 증가가 손실을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일라이 릴리의 데이비드 릭스 CEO는 "가격 인하 후 판매량 증가로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2기 출범 직후부터 관세를 지렛대로 글로벌 제약사들에 약가 인하를 요구해왔으며, 앞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도 미국 내 가격 인하에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