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출근 논란' 의식? 다카이치 "스스로 머리 깎다 실패"

입력 2025-11-09 1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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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나오면 경호요원·운전사에 폐…주말에는 숙소서 일하기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1세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1세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워라밸 포기' 발언과 새벽 3시 출근으로 논란이 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다가 실패해 남편의 웃음거리가 됐다"는 글을 8일 저녁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엑스를 통해 "숙소에서 나오면 경호 요원이나 운전사에게 폐가 되기 때문에 공식 행사가 없는 주말은 숙소에서 일을 하기로 했다. 현재 고민은 야간이나 주말에 미용실에 가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처럼 전했다.

그러면서 "연내 국회 답변이 없는 날에는 어떻게든 미용실에 가기로 결심했다"며 "이번 주말에는 숙소에서 밀린 집안일과 국회 예산위원회 준비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총리의 이같은 발언이 지난 7일 국회 답변 준비 회의를 새벽 3시께 연 것을 둘러싸고 직원에 대한 배려 부족과 과로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확산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제3야당 국민민주당 신바 가즈야 간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총리가 3시부터라면 직원들은 1시 반, 2시부터 대기해야 한다"며 "체력이 버티지 못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른 출근 시간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질의 소재가 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새벽 3시 출근 이유와 관련해 6일 밤에 답변서가 완성되지 않았고, 숙소에는 구형 팩스밖에 없어서 부득이하게 일찍 공저에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와준 비서관, 경호원, 운전사들께 폐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이같은 지적에 다카이치 총리가 SNS를 통 주말에는 경호요원이나 운전사 등 직원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숙소에서 일을 한다는 사실을 전한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4일 자민당 총재 당선 직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말을 버릴 것"이라며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해 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다카이치 정부는 그의 생각을 반영하듯이 과로사 등을 막기 위해 벌여온 노동시간 상한 규제를 완화할 생각을 내비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야권 일각에서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다카이치 총리가 '워라밸'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며 향후 상황에 맞게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