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유독가스 누출 사고 발생…협력사 직원 1명 사망·3명 부상

입력 2025-11-05 16:26:14 수정 2025-11-05 18: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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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경영진 직접 현장 지휘…경찰 등 관계당국도 수사에 속도
올해만 그룹 관계 사망자 6명 달해…전사적 안전사고예방 노력 무색

포항제철소 전경. 매일신문DB
포항제철소 전경. 매일신문DB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유독가스 누출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포스코그룹과 관계돼 발생한 중대재해사고로 인한 사망자만 올해 6명째다.

포스코는 이번 사고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경영진들이 급하게 포항제철소를 찾아 사태 수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안전혁신을 내세우며 그룹 안전특별진단 TF(태스크포스) 팀을 가동하고 안전자회사까지 설립했지만 이번 사고로 인명사고예방을 위한 전사적 노력이 무색해졌다.

5일 포항남부경찰서·포스코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0분쯤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압연부 소둔산세공장에서 포스코DX의 하도급업체 소속 전기 기술자 등 노동자 4명이 유독가스를 흡입했다.

이들은 사설구급차 등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A(54)씨는 숨지고, 나머지 B씨 등 3명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B씨 등은 사고 당시 호흡 곤란과 흉통 등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이들은 경상이어서 생명에는 지장은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숨진 A씨 등은 6일부터 시작되는 공장 대수리 기간에 앞서 설비에 대한 사전작업을 진행하려고 현장에 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경찰과 포스코 직원 등은 현장 조사와 수습을 위해 사고 장소에 접근하려 했으나 유독가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모두 제거될 때까지 현장 앞에서 대기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낮 12시 48분쯤 유독가스가 누출되는 배관을 찾아내 수리하고 흡착포를 이용해 제독 작업을 완료했다. 이후 유독가스도 모두 제거되면서 경찰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등은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누출된 유독가스는 불산 등 성분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 압연 과정 중 철근에 붙어 있는 녹을 독한 산성 용액에 담가 제거하는 절차가 있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성분이 염산, 질산, 황산 등이다. 용액이 공기와 닿으면 퍼런 연기를 발생시키고, 이를 흡입하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가스가 누출된 배관은 이런 용액이 지나가는 배관일 수 있다고 경찰 측은 추측하고 있다.

경찰·노동당국은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을 위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 7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집진기 배관 해체작업 과정에서 구조물이 붕괴해 작업하던 2명이 추락해 1명이 숨졌다. 건설계열사인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공사현장에서도 5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총 4명이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