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TK신공항, 기부대양여 틀 안에서 후속 대책 조속히 추진"

입력 2025-11-02 20:00:0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인터뷰] 시장 권한대행 체제 반환점 맞은 대구시
"李대통령, TK신공항 국가 재정 지원 메시지 큰 의미"
취수원 이전 "정부의 신속한 이전안 결정 건의"
"AI로봇, 첨단기술 메디시티, 미래모빌리티 등 R&D 적극 강화"
"대구 제2국가산단, 4대 특화 전략 중점 추진"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지난달 30일 시청 동인청사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지난달 30일 시청 동인청사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공백의 시간'을 '기회의 시간'으로 이끌고 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대구시 국비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과의 예산정책협의회는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성사됐다. 초유의 권한대행 체제 속에서도 중앙정부, 정치권과의 긴밀한 소통으로 시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의 대구시청 방문도 상징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국무총리가 지역 현안 논의를 목적으로 대구시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직접 물밑 조율에 나선 김 권한대행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첫 대구 방문과 대구경북(TK)신공항에 대한 국가 재정 지원 발언은 지역 사회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으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대구시 발전에 멈춤은 없다"며 시민 안전과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도약의 길'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권한대행과의 일문일답.

-시장 권한대행 체제가 반환점을 맞았다. 가장 의미 있었던 성과는?

▶정부 교체기를 겪으면서도 정부와 적극 소통을 이어온 결과, 다른 시·도와 견주어 불이익이 있거나 뒤처짐 없이 지역 현안들을 국정과제화했다. '지역거점 인공지능 전환(AX) 혁신기술개발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 '대구 제2국가산단' 예타 통과 등 새 정부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모두 여당과 중앙정부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어 가능했던 일들이다. 함지산 산불, 풍수해 등 위기에도 흔들림 없이 대응해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대통령이 TK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국가 재정 지원을 언급했다. 후속 대응과 계획은?

▶대통령의 국가 재정 지원 메시지는 국민들 앞에서 처음 약속한 것이라 무게감이 다른 대통령 지시 사항이다. 국방부와 기획재정부도 대구시가 감당하는 구조적 재정 어려움에 대해선 공감을 해왔다. 이번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국방부와 기재부도 이제 움직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지방채 발행에 따른 이자 비용 지원 문제다. 원금은 K-2 후적지를 개발해 이익이 나면 그때 상환하면 되지만, 이자 비용은 다음 해부터 바로 상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방 정부 재정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

올해 정부에 신청한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을 보면 사업 기간이 5년 기준이라 이자 비용이 2조원 규모이지만 지금 현실적으로는 훨씬 많이 나온다. 이자 비용에 대한 추계를 정확히 해서 정부와 조속히 협의를 하겠다. 사업 기간도 현실성 있게 재조정하고 있다.

또한 사업 방식을 완전 국가 주도로 바꾸면 이상적이긴 하지만, 기존 법을 뒤엎고 새로운 법을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도 현행 'TK신공항 특별법'에 국가 재정을 지원할 수 있다는 조문을 직접 언급했다.

대구시는 현행법상 정해진 '기부 대 양여' 틀 안에서 지방정부가 감당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해 조속히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에 공자기금 융자와 금융비용에 대한 재정보조 등을 건의하고 있다. 정부 지원이 결정되는 대로 보상, 설계 등 후속 조치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앞으로 국가 재정 지원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중앙 정부와의 공동 사업으로 구축해 놓는 것이 제 역할이라 생각한다.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는 정부의 원점 재검토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데?

▶공항과 달리 물은 국가사업이기 때문에 전액 국비가 들어간다. 갈등을 최소화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확보할 수 있는 안이 있다면 대구시는 정부와 협의할 준비가 이미 다 돼 있다. 대통령이 빠른 시일 내 실효적인 답을 내겠다고 했고, 국무총리와 환경부 장관도 조속한 문제 해결 의지를 표명했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2030년까지 울주군 사연댐 수문 설치 공사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정부도 그 선행 절차인 대구 취수원 이전을 더 이상 늦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신속한 이전안 결정을 건의하고 있고, 정부 방침이 나오는 대로 그에 맞는 대응 전략을 수립하겠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지난달 30일 시청 동인청사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지난달 30일 시청 동인청사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정부가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대한민국 인공지능(AI) 로봇 수도, 첨단기술 융합 메디시티,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도시 등 대구의 청사진을 내놨다. 이에 따른 전략과 로드맵은?

▶지난달 대통령은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를 깜짝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 미래신산업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대구가 상당히 다양한 일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는 언급도 있었다.

대구시는 정부가 발표한 비전과 연계해 신규 사업들을 구체화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로봇, 바이오 등 AI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지역 산업 전반의 첨단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핵심부품 및 AI 제어기술 등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관련 연구개발(R&D)을 강화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를 대구가 선제적으로 성장시켜 나갈 방침이다.

첨단기술 융합 메디시티 실현을 위해선 '메디컬 혁신 콤플렉스' 조성을 비롯해 의료 공동 제조소 등 공학·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인프라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노-덴탈 규제자유특구'와 '뇌 오가노이드 상용화 플랫폼 구축' 등 치의학, 뇌·AI 융합 분야의 혁신기술 개발도 촉진하겠다.

미래 모빌리티 핵심부품 선도와 관련해선 기존 대구 주행시험장을 확장해 자율주행,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등 첨단부품 검증 기반을 강화하겠다. 핵심부품 생산공정에 AI를 도입하는 '제조 AI 확산센터 구축사업'도 내년부터 추진할 예정이다.

-대구 제2국가산단을 '미래 스마트기술 선도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이 있다면?

▶대구 제2국가산단은 16년 만에 대구에 신규 조성되는 국가산단으로, 1조8천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AI 기반 모빌리티와 첨단로봇 중심으로 지역 경제 성장을 지탱하는 새로운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4대 특화 전략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려 한다. 대구산업선과 도시철도 1호선 연장 등 교통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존 제조 거점인 성서-달성-국가산단과의 연계·확장을 통해 '완결형 신산업벨트'를 구축하겠다. 미래 모빌리티와 로봇산업 중심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조성해 AI 기술을 활용한 고도화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법인세 면제, 투자보조금 확대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있는 기회발전특구의 추가 지정을 통해 선도·앵커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 유치를 강화하겠다.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대구시 공직자들은 시민을 위한 정책들이 흔들리지 않고, 행정의 연속성을 지킬 수 있도록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또한 치열하게 고민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시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화와 복지, 청년 문제, 골목경제 등 관련 정책도 소홀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들여다보고, 놓치는 일이 없도록 면밀히 챙길 것을 약속드린다. 대구의 주인인 시민들도 시와 함께 힘을 모아주길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