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말다르다? 대통령실 "팩트시트에 반도체 반영…문서 정리되면 논란 없을 것"

입력 2025-10-30 22: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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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정책실장이 29일 경북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김용범 정책실장이 29일 경북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미국 측이 한국 측 공식 발표와 다소 차이가 나는 주장을 내놓자 한국 고위 당국자들이 일제히 방송에 출연해 사실 관계를 바로잡는 데 주력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SBS 뉴스에 출연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국은 자기 시장을 100% 완전 개방하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번 합의에서 농산물을 포함해 추가적인 관세 철폐나 시장 개방을 약속한 것이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인의 언어는 기본적으로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자국민을 위해 한 말에 대해 저희가 하나하나 논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미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100%에 가깝게 농축산물 시장을 개방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강 실장은 수일 내 한미 간 합의 내용을 문서화한 조인트 팩트시트 또는 양해각서(MOU)가 정리될 예정이라며, 그 과정을 통해 논란이 정리될 것으로 기대했다. 러트닉 장관의 발언이 사실에 근거했다기보다는 무역 협상 성과를 과장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서는 "서로가 '윈윈'했다"며 "우리가 새로운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 잘 됐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직전까지 긴장감이 고조됐던 분위기도 언급했다.

강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한 과정을 견뎌 준 국민과 기업들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국력을 더 키워야겠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정상회담 전날까지 미국 측의 좋지 않은 반응이 대통령실로 들어왔다면서 "그 시점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 대통령의 의연한 모습이었다"고 회고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같은 날 MBC 뉴스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핵추진 잠수함' 요구와 관련해 "(발언할 것을) 알고 있었다"며 "지난 8월 정상회담 때에도 이 문제가 논의됐기에 미국의 허를 찌르는 발언은 아니었다"고 했다.

위 실장은 "북한의 핵잠수함 개발 등 여건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우리도 핵잠수함 능력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논의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말씀한 것은 적극적이고 튼튼한 안보에 나서는 자세를 국민께 보여드리려는 의지의 발로"라고 밝혔다.

오는 11월 1일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이번을 계기로 관계를 전반적으로 복원하는 전기를 만들려는 것"이라며 "향후 5년간의 한중 파트너십을 돈독히 하고, 한반도 평화 문제를 다뤄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과 관련해 북미 대화가 성사되지 않은 배경에 대해서는 "아직은 북미가 대좌할 만한 주변 여건은 성숙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만날 의지를 표명했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 자리에서도 '다음에 돌아와서 만날 기회를 가져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KBS 뉴스에 출연해 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반도체 관세는 이번 합의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발언에 대해 "조만간 발표될 팩트시트에 반도체에 관한 사항이 반영돼 있다"며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한국에 부여하겠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한미 양국이 협상에서 타결에 이를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한미 양국이 전통적 우방으로서 정치·경제·사회적으로 꼭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양국 정상이 공감하셨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 당일 아침의 협상 상황에 대해선 "당일 아침에 양국 간 채널이 본격적으로 가동됐다"며 "오전 한 시간 이내에 서로 간에 일사천리로 타결됐다"고 말했다.

관세와 안보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조만간 팩트시트와 MOU에 서명하고 합의가 되는 것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며 관세뿐 아니라 핵심 안보 사안까지 포함해 문서화를 추진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