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팀 과거 해외 순방때 대부분의 양자회담 호텔내 회의실에 진행 관례
이동 동선 짧고 경호 용이, 실질적 협력 복원 무대 필요
한미 정상회담이 국립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에서 열린 가운데 내달 1일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 장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상회담 장소는 단순한 회의장이 아니라 외교의 언어이자, 양국이 세계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포함돼 있어서다.
한미 정상회담이 경주국립박물관 천년미소관에서 개최된 탓에 한중 정상회담은 다른 곳에서 열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전 세계에 한국의 미를 알릴 수 있는 천년미소관을 선호하지만 중국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곳에서 한국 정상을 만나고 싶을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한중 정상회담은 경주보문단지 내 호텔에서 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APEC 정상회의장과 8km 떨어진 코오롱호텔에 묵는다. 이를 감안해 한중 양국이 제3의 호텔에서 회담을 개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호텔에서 열릴 경우 통제된 보안 환경에다 이동 동선이 짧고 경호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장점이 있다. 실무적·안정적인 회담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용성뿐 아니라 외교적 중립성까지 고려할 수 있다.
특히 경주박물관은 이미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자존심' 문제로 같은 장소에 열리는 것을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간 관세 갈등이 깊은 상황에서 한중은 실질적 협력 복원의 무대가 필요하다.
한중 정상회담의 주요 쟁점은 경제 협력, 북핵·안보 이슈, 미중 전략 경쟁,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등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협력 분야에서는 한중 간 FTA 2단계 추진과 무역·투자 확대, 첨단산업 협력 등을, 북핵·통일 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싼 평화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을 보인다.
또 미국은 중국 견제를, 중국은 동북아 협력 주도권 확보를 각각 강조하는 상황에서 양국 간 외교적 균형 모색과 기존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전면적 전략협력 동반자로 격상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위해 보문단지 내 호텔이 중립적이면서 실무적인 회담을 위한 최적의 선택지로 평가된다.
중국 외교팀은 과거 해외 순방에서도 대부분의 양자회담을 숙소 내 회의실에서 진행해 왔던 관례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2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미국 체류 중인 호텔 숙소 내 회의실에서 다른 나라 국가지도자들과 양자 접견 및 기자회견을 소화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 같은 패턴은 경호와 동선 통제가 용이하고, 이동 시간을 줄이고 일정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회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경주 한중 정상회담도 중국 측이 보문단지 내 호텔을 선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