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정상들 "RCEP 통해 자유무역·다자 무역체제 수호"

입력 2025-10-28 16:28:27 수정 2025-10-28 18: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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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EP 정상회의, 2020년 이후 첫 개최
아세안 "미얀마 총선 참관단 파견 없다"

아세안 정상들이 자유무역·다자 무역체제를 수호하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8회 중국-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아세안 정상들이 자유무역·다자 무역체제를 수호하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8회 중국-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들이 미국의 보호무역에 맞서 자유무역·다자 무역체제를 수호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미얀마 군사정권이 계획중인 총선에 대해 공정성 결여 등 이유로 선거 참관단 파견을 하지 않기로 했다.

◆"자유무역·다자 무역체제 수호"

아세안 등 각국 정상들은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거대 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RCEP 정상회의는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아세안과 한중일·호주 등 회원국 정상들은 물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각국 정상들은 자유무역 시장 확대, 무역·투자 협력, 공급망 회복력 강화, 디지털화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먼저 참가 정상들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과 인구의 약 30%를 포괄하는 RCEP를 통해 세계 보호무역주의의 영향을 완충해줄 방안을 모색했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한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한창이던 시기에 (RCEP)협정에 서명한 이후 처음으로 RCEP 정상들이 모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RCEP 정상회의에 앞서 이날 오전 아세안 정상들은 한국-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를 잇따라 열었다.

중국은 자유무역 옹호·보호무역주의 반대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리창 중국 총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다자간 무역체제를 수호하고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며 지역 경제 통합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또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나 EU와 경제·무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RCEP 회원국 정상들은 또 그간 가입 의사를 나타낸 칠레·홍콩·방글라데시·스리랑카의 가입을 논의했다. RCEP은 2010년 미국 주도로 협상이 개시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대항마 성격으로, 중국이 지역 경제 통합을 꾀하고자 만든 자유무역협정이다. RCEP 회원국은 현재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호주·뉴질랜드 등 총 15개국이다.

◆"미얀마 군사정권 총선 불공정"

아세안은 역내 핵심 이슈 중 하나인 미얀마 내전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아세안은 미얀마 군사정권의 총선 계획과 관련한 공동 성명에서 "폭력 중단과 포용적인 정치 대화가 선거에 앞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세안은 미얀마 군사정권이 요청해온 선거 참관단 파견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오는 12월부터 지역별로 세 차례로 나눠 총선을 실시하겠다면서 아세안 등에 참관단 파견을 촉구해왔다. 하지만 아세안이 이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군사정권의 선거 정당성 확보 노력은 차질을 겪게 됐다.

국제사회에서는 군사정권이 추진하는 총선이 공정성이 결여된 사실상의 군부 통치 장기화 수단이라면서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 카샤 올롱그렌 EU 집행위원도 미얀마 총선이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선거로 인정하지 않는 선거에는 참관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