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000선 돌파 코스피, 상승 지속 관건은 실물경제 호전

입력 2025-10-2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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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7일 사상 처음 4,000선을 넘어섰다. 지난 6월 20일 3,000을 돌파한 지 약 4개월 만에 4,000을 넘어선 코스피는 올 초만 해도 현실성 없는 구호(口號)로 여겨졌을 '오천피'(코스피 5,000)를 새 목표치로 잡게 됐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다 미중,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 타결 기대감이 커져서다. 코스피 상승률은 올 들어 65%가량 치솟으며 압도적 상승장을 과시했다. G20 주요 지수 중 60%대 수익률은 코스피가 유일하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코스피는 꼴찌였다.

1983년에 도입된 코스피는 지난 40여 년간 희비의 쌍곡선(雙曲線)을 그려 왔다. 1989년 1,000선 돌파에 이어 2007년 2,000대로 올라섰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듬해 1,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2,000선 박스권에 갇혔다가 트럼프 1기 무역분쟁과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1,50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는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 완화 정책에 힘입어 2021년 3,000선을 넘어섰다. 기대감은 잠시뿐이었고 금리와 환율 급등, 미국 경기 둔화, 비상계엄 등 악재가 겹치며 2,3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다가 코스피 5,000을 내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증시 부양책 기대감이 커지며 한 달 만에 3,000선, 4개월여 만에 4,000선을 넘어섰다.

코스피 상승세는 시총(時總)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덕분인데, 최근 과열 논란의 중심도 반도체다. 4개월간 코스피 상승률은 30%에 이르지만 사실 하락 종목 수가 더 많고, 특정 테마주 외엔 오히려 하락세다. 건설업 부진 속에 집값 잡기에 골몰하는 정부 부동산 정책과 산업재해 강경 대응에 따라 주요 건설주는 10% 이상 급락하는 등 낙폭이 두드러졌다. 미국 물가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여부, 인공지능(AI) 거품론 등도 변수다. 코스피 우상향 기대감은 여전히 크지만 정부 정책과 개인 투자자 동참이 5,000선 돌파의 관건이다. 실물경제가 부진하다 보니 과열 우려가 확산되면 부지불식간에 지수가 무너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