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김' 강하네…아르헨티나 중간선거 與압승

입력 2025-10-27 16:22:10 수정 2025-10-27 17: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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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서 좌파 야당 견제 의석 확보 전망…상원 내 영향력도 강화
밀레이 "개혁 계속된다"…트럼프 경제 지원 사격도 표심에 영향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중간선거 결과 발표를 보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중간선거 결과 발표를 보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임기 후반 국정 운영 향배를 결정할 중간선거에서 우파 집권당이 좌파 야당에 압승을 거뒀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기예르모 프랑코스 수석장관(총리급)은 26일(현지시간) 오후 기자 회견을 열어 "오늘 상·하원 선거에서 90%가량 개표한 상황에서 자유전진당이 40.85%, 페론주의(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을 계승한 좌파 포퓰리즘 성향 정치 이념) 야당이 24.85%를 각각 득표한 것으로 잠정적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상원의원 24명(전체 72명의 ⅓)과 하원의원 127명(전체 257명 중 약 절반)을 선출한다.

하원의 경우 127명 중 여당 동맹이 64석, 페론주의 야당이 44석을 차지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망한다. 집권당 동맹(범여권)은 이번 하원 선거 대상이 아니었던 나머지 130석 중 이미 확보한 의석을 합쳐 '최소 ⅓ 이상'(86석)이라는 1차 목표를 충분히 달성한 것으로 관측된다. 페론주의 야당의 경우 99명으로, 단일 정당 기준으로는 여전히 원내 1당 지위는 유지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상원에서도 여당이 과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주요 개혁안 협상 과정에서 목소리를 더 높일 수 있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중간선거 승리에 대해 "쇠퇴 대신 돌이킬 수 없는 변화와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는 국가적 사명을 재확인한 것"이라면서 "오늘 우리는 전환점을 넘었으며, 2023년 (정부 출범 후)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재신임해 주셨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혁을 멈출 수 없으며 멈추지도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여당 압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밀레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아르헨티나 경제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최대 400억 달러(57조6천억원 상당) 규모의 경제 지원 조건으로 '여당 승리'를 내걸었다.

정책 추진 방향과 정치적 스타일이 트럼프 대통령과 닮아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진 밀레이 대통령은 2023년 12월 취임 직후 '전기톱 개혁'으로 일컬어지는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통해 아르헨티나 물가 지수를 대폭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