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년 내각제 역사의 첫 여성 총리, 경경 보수파
독도·역사문제서 대응수위 높이면 갈등 불가피
이재명 정부에서 日 자극시, 강경 맞대응 예상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가 21일 새 총리로 선출됐다. 일본이 1885년 내각제를 도입해 이토 히로부미가 초대 총리를 맡은 이후 제104대 총리이자, 140년 내각제 역사상 첫 여성 총리다. 하지만 한일 관계는 경색이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
다카이치 신임 총리는 이날 오후 임시국회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진행된 총리 지명선거 1차 투표에서 465표 중 과반(233표)을 웃돈 237표를 얻었다. 참의원(상원)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에 1표 부족한 123표를 획득해,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와 치른 결선 투표(125표) 끝에 총리로 지명됐다.
집권 자민당은 다카이치 총재를 선출한 후에 정치색이 유사한 강경 보수 성향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로운 연정 상대로 끌어들여, 우여곡절 끝에 이시바 시게루 총리 사퇴 이후 새 총리 자리도 꿰찼다.
하지만 한일 관계는 다시금 안갯속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집권 자민당 의원 시절 야스쿠니신사를 꾸준히 참배하고, 역사·영토 문제에서 한국 입장과 배치되는 '매파' 성향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낸 바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2012년 각료, 자민당 주요 보직을 연이어 맡으면서 이러한 강경 발언을 다소 자제했으나,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는 정기적으로 참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이후 새로운 연립정권 구성 등 국내 현안에 매달린 탓에 외교 문제에 대해서는 자주 언급하지 않았다. 이달 17∼19일 진행된 야스쿠니신사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 기간에는 참배하지 않았다.
북중러 사회주의 3국이 관계를 강화하며, 동북아시아의 위기감이 한층 고조된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한미일 협력과 한일관계를 중시해 총리 재임 중에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토론회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미일 동맹과 함께 한·미·일, 미·일·필리핀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며 "위기 상황에서 한국과 협력하며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향후 한일관계는 양국간 정상들의 수시 만남인 '셔틀 외교'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31일 경주에서 개막하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