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
관세·환율·원가 상승이 동시 타격…글로벌 1차 협력사 600억 감소
올해 상반기 대구 주요 자동차 부품사들이 매출은 늘렸지만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부담과 환율 불안,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겹치면서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탓이다. 대구 소재 주요 5개사의 잠재이익 손실 규모는 합계 약 7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상반기(1~6월) 연결 기준 매출 92조6천944억원, 영업이익 7조2천3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67조5천140억원)보다 37.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률은 10.65%에서 7.81%로 2.84%포인트(p) 낮아졌다. 전년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다면 영업이익은 9조8천7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로는 7조2천350억원에 그쳐 약 2조6천억원의 잠재이익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대구 주요 자동차 부품사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대구를 대표하는 글로벌 1차 협력사인 A사의 상반기 매출은 2조5천284억원, 영업이익 2천2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11.27%에서 8.91%로 2.36%p 하락했다. 전년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다면 영업이익은 약 2천85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A사를 포함한 올해 상반기 대구 주요 자동차 부품사 5개사의 합산 매출은 약 4조7천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43%에서 5.89%로 –1.54%p 하락했다. 전년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다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약 3천553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로는 2천820억원에 그쳐 잠재이익 약 733억원이 증발한 셈이 됐다.
지역 자동차 업계는 완성차의 수익성 악화가 납품단가 조정으로 이어지면서 부품사들의 수익성이 일제히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서 한국 내 매출 비중이 점점 줄고 있다"며 "수출 물량에는 관세가 직접 부과되고, 인력이나 설비는 즉각 줄일 수 없어 손익 구조가 더 나빠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정부가 움직이면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지만, 현실적으로 뚜렷한 대응책은 없다"며 "관세 협상이 타결돼도 25%가 15%로 줄어드는 정도일 뿐, 체감되는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