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5번 타순 기용…"찬스에서 결정적 한 방 기대"
두 번째 기회를 줄 수 없는 승부처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선택한 키워드는 '총력전'이었다. 준플레이오프를 끝내기 위한 마지막 한 판, 그러나 주전 유격수 김영웅의 이탈이 변수로 떠올랐다. 상대는 포스트시즌의 베테랑 김광현.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14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단 한 걸음을 남겨둔 삼성은 분위기 반전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경기 시작 전, 박진만 감독은 예기치 못한 전력 누수를 직접 전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충돌로 교체됐던 김영웅이 통증 회복이 더뎌 4차전 출전이 어렵다는 것이다.
박 감독은 "병원에서 확인했을 때 큰 이상은 없었지만, 통증이 남아 있어 오늘은 보호 차원에서 빠지게 될 것 같다"며 "대타 출전도 무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리즈가 이어질 경우 매일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하루 차이가 회복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웅의 공백은 곧 라인업의 재편으로 이어졌다. 이날 삼성은 이재현을 5번에 배치하고, 전병우를 선발로 투입했다. 박 감독은 "김지찬이 1번에서 흐름을 잘 만들어줬는데, 영웅이의 부재로 전체 타선 구성이 바뀔 수밖에 없었다"며 "결국 오늘 경기는 타선이 점수를 내줘야 잡을 수 있는 경기"라고 했다.
삼성은 이날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후라도를 선발로 예고했다. 후라도는 2차전에서 불펜으로 짧게 던졌으나, 이날은 선발 등판으로 돌아왔다. 박 감독은 "비로 인해 일정이 하루 밀렸고, 그만큼 회복 시간이 주어졌다"며 "오늘은 6이닝 이상을 책임져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후라도는 정규리그 내내 안정적인 피칭으로 에이스 역할을 해왔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아직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박 감독은 "정규시즌엔 늘 긴 이닝을 던지던 투수였다"며 "가을야구에서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의 핵심 선수로 이재현을 지목했다. "한두 명의 활약으로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아니지만, 디아즈 뒤에 위치한 이재현이 중요한 찬스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그의 한 방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삼성의 상대는 SSG의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김광현은 노련한 경기 운영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 감독은 "투수로서만이 아니라 수비 커버 능력도 뛰어난 선수"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현재 삼성은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 있다. 이날 승리할 경우 3승1패로 준플레이오프를 마감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게 된다. 경기는 오후 6시30분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며, 매진에 가까운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채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