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조엘 모키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13일(현지 시간)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언급하며 "(경제성장) 정체를 초래할 유일한 우려"라고 진단했다.
모키르 교수는 이날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 캠퍼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경제 저성장 우려에 대한 대응책에 대한 질문을 받자 "세계 최고의 기술력에 접근할 수 있도록 국경을 개방해야 하고, 더 많은 아이를 낳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모키르 교수는 "한국은 지구상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라고 지적하면서도 "이는 어쩌면 그들이 내린 선택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성장 동력은 크게 저하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모키르 교수는 "솔직히 말해 한국에서 이 질문이 나왔다는 것이 조금 아이러니하다고 본다"며 "저는 제도 강의에서 거의 필연적으로 항상 한국과 북한을 비교하는데, 합리적으로 좋은 제도를 갖추면 북한처럼 형편없는 제도를 가진 경우보다 훨씬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1950년대 한국 전쟁 이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나라가 세계 최고수준의 부국이 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을 걱정한다면, 북한이나 미얀마 같은 나라들은 어떻게 하느냐. 이러한 국가들이 제가 걱정하는 국가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계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모키르 교수는 아울러 "기술 혁신 측면에서 여기 계신 청중 중 일부도 한국에서 만들어진 자동차를 타고다닐 것이다"며 "이분들이 한국산 차를 나쁜 기술의 예시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언급했던 인구구조적인 위협을 제외하고는 (성장이) 계속되지 못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모키르 교수와 필리프 아기옹 콜레주 드 프랑스와 런던정치경제대 교수, 피터 하위트 브라운대 교수를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경제사학자인 모키르 교수는 기술 진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전제 조건을 파악한 공로를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의 지적 환경이 어떻게 경제 발전을 촉진했는지 분석한 것으로 유명하며 "지속 가능한 혁신은 단순한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과학적 이해를 통한 '누적 가능한 지식' 위에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