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동원' 외국인들, 차이나타운서 폭동 일으키기도
캄보디아에서 중국인 범죄조직에 의해 한국인 대학생이 고문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 충격을 준 가운데 캄보디아 당국이 중국인들의 체포 소식을 연일 공개하고 있다.
수년간 자행돼온 인권침해를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캄보디아 경찰이 뒤늦게 중국인 범죄조직 집중 단속에 나선 모습이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4일 홍콩 매체 HK01과 캄보디아의 중국어 매체인 '캄보디아-차이나 타임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캄보디아 경찰은 최근 들어 외국인 상대 납치, 불법 감금, 협박, 온라인 사기 등에 연루된 중국인들을 잇달아 체포했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가 지난 7월 14일 전국적인 온라인 사기 소탕 특별작전을 공식 승인한 뒤 대대적인 단속이 이뤄지는 것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11일 캄보디아 경찰은 프놈펜 시내에서 온라인 사기 조직 거점을 적발해 중국인 57명을 포함한 내외국인 8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이들의 국적은 네팔인 2명, 말레이시아인 5명, 베트남인 2명, 미얀마인 9명, 캄보디아인 5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9일에는 프놈펜의 한 고급 빌라에서 중국인 18명이 온라인 사기 혐의로 붙잡혔다. 이 중에서 주범으로 지목된 중국인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중국으로 추방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월 캄보디아 깜폿주 보꼬산 인근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을 살해한 이들 또한 중국인들로 밝혀졌으며, 현지 검찰은 이들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밤에는 시아누크빌 내 차이나타운에서 중국계 조직을 겨냥한 외국인들의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온라인 도박과 통신사기 범죄 등에 동원됐던 이들이 임금 체불 및 종교 차별 문제로 불만이 누적되자 중국계 조직의 사무실을 급습했고 5일 새벽 캄보디아 헌병과 경찰이 합동으로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불법체류자를 포함한 외국인 290명에 당국에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적별로는 파키스탄인 216명, 방글라데시 68명, 네팔인 6명 등이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조직적으로 각종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중국인들은 자국민들 또한 범죄 대상으로 삼는다.
사기 범죄에 가담시키기 위한 것이 아닌 처음부터 금전만을 노리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납치를 시도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7월에 중국인 2명이 캄보디아에서 납치됐다가 살해당한 뒤 시신이 잔혹하게 버려진 사실이 알려지며 중국 내부에서 공분이 일기도 했다. 당시 사건에 연루된 7명이 모두 중국인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일에는 25세 중국 청년이 캄보디아 트봉크뭄주에서 납치돼 약 5시간 만에 구조됐다.
지난 13일에 시아누크빌의 한 폐쇄된 카지노 건물에서 중국인이 추락해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